과연 제2의 도가니가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인 이 영화가 설연휴기간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뉴스를 봤다. 개봉일에 보고 싶었는데 여의치 못해 설 다음날에야 보게 되었다. 저예산 영화라서 블럭버스터급의 영상미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 나라의 법조계의 관행 속에 피해자가 되었던 많은 사례들이 연상될 수밖에 없는 화제의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게다가 억지로가 아닌 웃음이 유발되는 재판씬.
내가 정말 사법고시에 응하려고 했다면 재판정 참관을 했을 것이지만 난 딱 한번 소년범에 대한 단독판사의 판결을 할 때 교회학교교사 자격으로 법정을 방문해봤을 뿐이다. 그래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내가 나보다 젊은 판사가 행하는 언사로 법정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었고, 변호사 친구의 전언을 통해서도 그리 다르지 않은 풍경을 상상할 수 있었다.
죄를 지은 사람이 감히 법관에게 대든다는 것은 우리 나라 일반 국민의 법감정에 비추어볼 때 비상식적이고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재판에 불만을 품은 김교수--영화의 주인공--가 재판관의 집을 찾아가 석궁을 들고 위협을 한 행위만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운 것이 당연하고 아무리 그를 변호해야 하는 변호인의 입장에서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삼진아웃제가 없는 우리 나라에서 죄에 대한 벌은 그에 상응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일반 국민의 법상식이다. 빵 하나를 훔쳤어도 징역형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사형에 처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재판관을 위협한 행위는 일반 국민을 위협한 것보다 더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은 있지만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뒤집어씌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비상식이다.
따라서 이미 대법 판결까지 났고 피고인은 그에 상응한 4년형을 실제로 살았지만 그 사실 관계가 영화의 내용대로라면 국민배심원단에 의한 재심을 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십년전 정권에 저항한 사람들을 판결하자마자 사형에 처했던 사건도 재심에 의해 판결이 뒤집어져서 정부가 고인의 유족에게 배상을 해야 하는 사례가 있는 법치국가가 우리 나라다. 과연 우리 나라 법조계가 이 법치주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면 정말 그런 절차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만일 사실 관계가 "상당히" 왜곡된 영화라고 한다면, 그에 대한 상응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가 얼마의 관객을 동원하느냐가 관건이겠다. 300여개로 시작된 개봉관이 더 늘어나서 더 많은 국민이 이 영화를 보게 되기를 소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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