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하면 꼭 보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노아는 개봉했고 예상대로 교계에서는 논란이 빚어진다.
딱 10년전 다빈치코드가 개봉할 때 교계에서는 기독교 모독이라며 상영금지를 요청한다든지 교인들로 하여금 관람을 금하라는 등의 액션들이 있었다.
물론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지만
언제나 소재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세대를 따르는 진보적 문화계와
어디서 감히 성경을 왜곡하다니 하며 발끈하는 보수적 기독교계의 대립은 늘 예견되는 바가 아닐 수 없다.
난 청소년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어떤 쪽이든 콘텐츠를 보고 판단해야겠다 싶어 영화를 볼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2D라고 씌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CGV상영관의 좌석은 강력한 진동으로 영화속 굉음을 온몸으로 전달한다.
천지가 창조되고 인간이 타락하는 과정을 그려가며
또 노아가 방주를 짓는 과정을 감독의 고유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영상화했다.
당연히 성경 창세기 5장부터 9장에 이르는 행간 속에 들어있지 않는 역사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지해 각색될 수밖에는 없다.
그리고 성경이 왜곡되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것을 지적한다면 영화나 예술작품은 풍성해질 수 없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진다.
아니면 순수종교영화만 양상되어 소수에게나 공유될 것이다.
노아가 하나님을 100% 순종한 인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감독의 시각이 인본주의적이기에 교계의 반대를 받지만, 어쩜 목사님들의 설교 속에서도 100%완전하지 않는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그리곤 하기에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다. 어쩜 감독이 생각한 바처럼 볼 여지도 없지 않아서다.
다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신앙을 성경속 역사현장의 공동체험의 산물이라고 왜곡하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아버지 추도일이다.
영화 속 노아는 두 아들 셈과 함과 대립한다. 성경속 장면을 이어 연출하긴 했으나 아버지를 향해 칼로 대립하는 모습은 사실 상당히 놀랍고 비교육적이라는 평을 할 수 있다. 물론 이스라엘의 역사상 최고의 왕이었던 다윗마저 아들 압살롬과 전쟁을 하는 사이였기에 그런 면으로 보면 성경조차 비교육적이라고 확대해석할 수 있어 그렇게까지 말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 문화권에서 아들이 아버지에게 대립하는 것은 패륜이라고 보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영화를 보고서 추도일에 떠오르는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던가 잠시 묵상해본다.
어린 학생이 이 영화를 보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이 무섭다고 했다는데
노아에게 투영된 하나님의 이미지가 심판자로 묘사되는 점에서 성경을 곡해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겠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볼 때 교계에서 권장할 영화로는 보여지지 않는다.
연초에 이 영화 보지도 않고 보라고 권하신 우리 목사님은 어떤 평을 내리실지 궁금하다^^
그래도 이 영화가 주는 스펙터클한 창조의 영상화작업은 칭찬할만하다. 그래서 허리를 강타하는 진동효과를 준 좌석 편한 영화관에서 관람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비록 성경을 왜곡한 창작품이 나오더라도 그런 점을 보고 나름의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준다면 오히려 떠들석하게 만들어 관객수나 증가하게 만들어주는 편보다 낫지 않나 싶다. 특히 목회자나 교사들은 사회적 문제작에 대한 나름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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