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영화평은 스포가 잔뜩 있다는 사실을 밝혀야겠다.
어느새 8백만명이나 관람했다는 인터스텔라. 이건 아이맥스에서 봐야지 하며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오늘 일반관에서 봤다.
호평이 많지만 개중엔 지루하다는 평도 있고, 과학적 설명에 지치면 흐름을 놓쳐서 흥미를 잃는 관람평도 있었다.
그래버티의 충격을 경험했기에 이걸 아이맥스로 볼 것인지 일반상영관에서 볼 것인지 고민도 있었는데 오늘따라 4D관도 부산에는 안 잡힌다.
그래서 그냥 가장 빠른 시간 것을 보자는 생각에 정했다.
영화 잘 만들었다. 어려운 과학이론을 모르더라도 놀란 감독은 영상화로 그걸 극복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의 연출이 과연 진짜로 과학적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지만)
그러나 영화는 갑자기 맷데이먼을 출연시키면서 극적 반전을 맞는다. 아니 영화 중반이 넘어서서 맷데이먼이 나오다니.
영화는 갑자기 나이트메어가 되어버린다. 이런. 우주괴물이 등장하는 에어리언 시리즈에서는 SF공포물이니까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이런 주인공급 인물을 영화포스터에 등장시키지 않고서 이렇게 내놓다니. 첨엔 맷데이먼이 아닌 줄 알았는데...
그리고 다시 영화는 타임머신류를 지향한다. 아직 인간은 3차원밖에 구현할 수 없다. 4차원을 시간으로 상정하지만, 3차원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다만 어제 내가 있던 공간에 오늘 내가 서 있을 때 그 차원을 경험함으로 3차원 속에서 4차원을 맛볼 뿐이다. 5차, 6차 무한대로 뻗어가는 수학적 지식은 문과생으로서 나는 모른다. 그래서 SF 영화는 오락물에 그친다.
그런데 이 영화는 휴머니즘과 인류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주제로 삼은 색다른 SF공상과학물이다.
그래서 정작 헐리우드 본고장 미국에서보다 우리 나라에서 더 흥행하고 있는 거다.
지구 밖에서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그래서 120살이 넘은 주인공 쿠퍼가 여전히 젊은 가운데 쭈글쭈글한 백발의 딸 머피를 만나는 것은 과학적 이론에 근거하지만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다.
시간을 극복하는 것이 중력이라고 하는 가설(이게 이론인지는 모르겠다)에 의해 블랙홀을 통과해 살아남았다는 시나리오 역시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만, 영화는 여전히 '사랑'이 사람이 존재하는 근거라는 아주 '지구적인' 발상으로 돌아온다.
참 여기서 인듀어런스호--이름 잘 지었다. '인내' 아닌가^^--가 먼저 떠난 두 과학자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나온다.
여기서도 선택을 만난다. 여주인공 브랜든 박사(앤 해서웨이 분)가 사랑하는 남자가 있는 행성으로 갈 것인지 좀더 확실한 데이터를 보내오고 있는 '만' 박사가 있는 행성으로 가는지...('만' 박사가 맷데이먼이다^^)
여주인공의 사랑을 선택했다면 또 달라졌을 에피소드.
영화는 당연히 그런 기회를 주지 않고 후자를 선택했고 앞서 설명했듯이 나이트메어가 된다.
아...사랑은...영화가 끝날 즈음에도 등장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공상과학영화라기 보다는 사랑을 위한 사랑 영화라고 해야 하지 않겠나.
딸 머피(어린 머피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인다^^)를 향한 아버지의 부성애가 눈물겨운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흥행을 낼만큼은 아니지 않나 싶다란 견해를 덧붙이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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