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지만 생각보다 토요일 관람객이 많지 않다.
그래도 메르스 때문에 영화관을 한참이나 참았다가 찾은 작품 중에 우선적으로 선택한 영화다.
이제 골방에서나 아는 사람 사이에서나 떠들던 이 사회의 비리는 너무 공공연한 일이어서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등장해도 새롭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수박겉훑기 식으로 지나치는 작품으로서는 관람객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배심원제하의 우리 법정의 한계를
이 작품에서도 여지 없이 보여준다.
법조인이 끼리끼리 봐주고 눈감아주는 것을 정 많은 사회라고 미화할 수 있을까?
범인으로 의심이 되는 자를 용의자로 선정해 조사하고 처벌하는 일련의 형사법적 권한은 검사에게 있다.
물론 먼저 경찰이 초동수사를 통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지만 검찰이 자기 권한으로 기소를 할 지 말지 결정할 권한이 있어서다. (그래서 시민단체에서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에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엄청난 권력 때문에 판사, 검사가 되려고 하고 판검사에게 혼맥을 맺으려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개된 비리에도 불구하고 검사 옷을 벗으면 변호사로서 전관예우 관행으로 돈을 벌게 된다.(판검사 출신이 아닌 변호사나 요즘 졸업하는 로스쿨출신 변호사들--일부 명망가 자제들 제외--의 경우 이런 선례를 따르진 못한다)
갈 곳이 없다며 떼쓰는 철거민을 동정하지만 그들을 마냥 옹호할 수도 없고
질서유지를 위해 합법적인 폭력--그걸 우린 공권력이라 부른다--을 부여받은 경찰이지만 그 권력을 이용해 일반 시민을 해치는 것 같이 용납되어서도 안 된다.
그리고 사회 안정과 경제성장이란 미명하에 일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다.
그런 전제하에서 보더라도 이 영화가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단면은 숨기고 싶은 치부다.
그러나 알아야 한다. 우리 나라 현실이 이렇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만일 이 영화를 헐리우드에서 만들었다면 주인공 윤계상과 김옥빈의 로맨스도 어느 정도 넣었을텐데
'미생'탓인가 감독은 너무 정공법을 택했다. 그런 씬으로 인해 주제의식이 쇠퇴되는 점이 있긴 하지만, 관람객의 니드도 좀 생각했다면 더 흥행할 수 있지 않을까 첨언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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