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영화 자체로만 판단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일제 식민시대를 다루거나 임진왜란을 다룬 역사극일 때 더욱 그렇다.
그래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활자로 교육해서는 전해지지 않은 역사의 진실을 영화를 통해 계몽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게 된다.
그런 면에서 광복절을 몇 주 앞둔 시점에 개봉된 이 영화를 20대이하 청소년들이 봐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를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쓰는 영화평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감독과 제작진의 의도에 애국심이 내재되어 있어서 그 진정성이 영화상으로 표현된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은 그 의도에 돈을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어두침침한 배경은 탄광이란 소재와도 어울리지만 암울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그리고 이경영" 이라는 출연진 자막이 첫 부분에 올라갈 때 유명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져 얼마나 멋진 작품을 그려낼까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일제시대 만백성의 울분을 샀던 이들이 오히려 앞잡이 조선인임을 이 영화에서도 그린다.
그것은 식민시대에만 있던 장면이 아니란 걸 관객들은 이미 안다.
갑질에 아부하며 얻은 권력으로 더한 갑질을 하는 지배층의 역겨운 행위를,
그리고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각종 아양을 떨며 발버둥쳐야 하는 을들의 설움을 말이다.
위안부에게 행해진 낯부끄러운 장면들을 일부러 넣지 않았으면서도 함께 고통받던 식민시대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들도 보인다.
그러나 우린 이 영화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맥이 빠진다. 탈출을 위한 마지막 전투씬에선 그럴 법하지 않은 상상력이 그려져서 좀 어이가 없기도 했다. 영웅이 필요하긴 하고 전투씬에서 주인공은 엑스트라와 다르게 멋지게 그리는 것이 당연함에도 우리의 영웅 송중기를 너무 부각한 것은 좀 그랬다.
그래서 평점을 깎으려고 했는데, 서두에 적은 글때문에 별 셋 ☆☆☆을 남긴다.
방학동안 이 영화 한편으로라도 역사 교육 한번 시켜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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