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작 3편중 마지막으로 고른 안시성은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삼국지나 수호지를 배경으로 한 중국영화가 동시상영관에서 상영되곤 했었다. 아버지의 등에 업혀 찾았던 극장에서 화려한 검술로 수십명의 졸병들을 제압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어린 눈으로 볼 때는 슈퍼맨 이상이었다. 평면적인 만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하는 영화를 이제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영화 300에서 초래된 방패의 활용이 과연 우리 나라 역사에도 있었을까 의문이 들지만, 설현이 사용한 무기 석궁이 이미 기원전부터 사용한 고고학적 기록이 있기에 역사적인 고증을 했으리라고 믿는다.
나와 같은 남성 관객들의 환타지를 해소해주려는 듯한 씬을 만들어냈기에 관객들이 극장을 메우고 있겠지만, 아무래도 감성적인 터치엔 약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다.
성주 양만춘 역을 맡은 조인성의 연기는 조금 걸린다. 설현이나 정은채가 등장하는 씬은 남성위주 전쟁씬에서 사라지는 여성을 내세우려는 배려였을 수도 있지만, 그 활용도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요즘 드라마에서도 여전히 볼 수 있는 장면 하나--차를 운전하는 운전자가 정면을 응시하지 않고 3초이상 조수석 상대와 대화하는 씬--를 볼 때 느끼는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이 영화 여기저기서 느낀다. 성에 침투한 당나라군과 치열한 일대일 대결들을 펼치는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멘트를 날리는 어이없는 장면들 말이다.
전체적으로 애국식과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영화로 마무리하여 추석명절 가족용 작품으로 기획되었겠지만, 기대밖이어서 그리 좋은 평점을 주지는 못하겠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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