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시간 125분동안 관객들은 숨죽이며 장면을 따라간다. 극의 전개과정과 그 결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4,50대들에겐 낯설지 않은 1980년대 군부정권하의 대한민국 정보국의 실상을 낯낯이 보는 재미 뿐 아니라 작년에야 유명을 달리했지만 일부 극우층외에는 한번쯤 상상해봤을 수 있을 독재자에 대한 저격소망을 대신 실현시켜 준 카타르시스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았나 싶다.
웹툰을 영화화한 영화 "26년"에서 배우 한혜진이 사격선수출신으로 연희동저택을 저격하는 내용을 담은 적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보다 더 치밀한 계획과 구성으로 관객을 독재자 저격의 공범자로 끌어들였다. 정보기관 간의 스파이 색출이라는 시납시스를 내세워서 일단 관객의 흥미를 끄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이념적인 대립이 아닌 독재자에 대해 가질 수밖에 없는 인간 본연의 저항과 반발심을 액션씬 속에 녹여 낸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안다. 1983년 가을 북한의 아웅산 테러로 대통령이 피습을 면했지만 수행 장관들이 죽었던 그 역사를...암살시도가 계속되었던 70년대에 이어 80년대에도 북한이 우리나라 지도자를 죽이려고 했던 사건으로 기록된 그 역사를 과감하게 각색했다. 적화통일을 위해 남파된 간첩출신 안기부요원의 목표는 일인자의 제거였고, 보안사출신이지만 광주학살의 목격자로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주범인 독재자를 제거해야겠다고 결심을 굳힌 안기부요원의 목표도 같았기에 두 사람은 대립하면서 마침내 손을 잡는다. 그 결과는...알고 있는 역사 속에 묻혔지만 그 상상력으로 만든 영화는 상당한 파급효과를 줄 것 같다. (영화 "한산"의 관객수를 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아이유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브로커"와 같은 시기에 교회를 촬영장소로 빌려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던 터라 더 관심이 갔던 작품이다. 80년대 교회 모습을 외관상으로는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서 제작진에서 방문했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달랬던^^ 그래서 교회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려고 했는지 주목했는데 그리 큰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교회장소를 빌려준데 대한 감사로 교회명이 몇 차례 보여지는 정도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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