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10/30) 아침에 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캐스트어웨이를 보고 나서 아래와 같이 썼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는 로빈슨 류의 영화지만 이 영화가 가져다 준 다른 점은 "after"에 있다. 이런 류의 영화는 탈출이나 구조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나처럼 이런 류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 사람들이 생존해서 어떻게 사는가가 더 궁금하다.(캐스트어웨이 영화평중에서)
영화는 삶의 전 과정을 캐치할 수 없기 때문에 클라이막스 이후에는 서둘러 결말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대개(다는 아니니까) 그들은 행복했노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그러나 영화는 또다른 인생의 반면교사다.
그래서 간접경험을 통해 내 안에 축적되고 또 비슷한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할 지도 모른다.
오아시스류의 영화는 보고 싶지 않다. 실제로 비디오로도 안 봤다. 그런데 왜 이 영화는 보려고 했을까.
그것도 내 생일날.
전에도 썼던 기억이 나는데, 그에 앞서 커뮤니케이션이론 중의 수용자이론을 소개해야겠다.
커뮤니케이션학은 우리 나라에서는 신문방송학으로 번역을 했는데 신문과 방송에 한정된 것이 아닌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란 말 뜻에서도 알 수 있다.
수용자이론이란, 어떤 메시지가 전달될 때 그것을 만든 사람의 의도와 관계없이 받아들이는 사람(수용자)들이 제각각 다르게 해석해서 받아들인다는 이론이다.
감독은 권선징악을 의도했다하더라도 관객은 악을 더 좋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 역)는 옛애인과 함께 거닐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을 보여준다.
감독은 그가 후회한다고 설명하려는 걸까?
아니면 대사에서처럼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라고 확언하면서도 그 결심에 교차되는 미안함을 그것으로만 표현하려고 한 것일까?
그의 도움 없이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는 조제(이케와키 치즈루 역)의 뒷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독립한 그녀를 느낄 수 있다. 그녀는 이제 그가 필요하지 않아서 보낸 것일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떠나는 사람 붙잡지 않고,
오지 않는 사람 당기지도 않고,
오겠다는 사람 반기지도 않는(^^) 나는 어떻게 했을까?
중요한 것은 사랑을 얻고 누리는 것이 아니고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겨우 쓰레기 버려주는 대가로 몸을 만지게 하는 조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던 츠네오는 삶 속에서 둘 간의 벽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업어주기만을 바라는 조제와 지금은 좋아서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나이 들어서 그렇게 할 수 없음을 아는 츠네오는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함께 할 수 없다.
함께 하는 인생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이어야 하지만 말만큼 쉬운 게 어디 있겠나.
영화 속에 이 대사 맘에 든다.
가라고 한다고 가는 사람이라면 정말 가(^^)
영화가 맘에 든 것 가운데 하나는 여운이 남는 결말이다.
만나고 헤어지는 아주 단순한 구도에서 보여준 두 연기자의 열연도 멋졌지만 그가 터뜨린 울음은 한참이나 울리는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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