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대로 강사료 받은 것을 학생들에게 한턱 쏘기로 한 날이다.
취업을 나간 학생도 있고 중간고사 다음 주간이라 결석이 많아서--이럴수가 내 강의시간을 빼먹다니^^--주머니 사정이 더 좋아졌다. (거~하게 쏘려고 했건만^^)
학생장이 고기부페집을 골라놓았다고 한다.
난 정말 고기집에서 진탕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학생들이라서 그런지 부담없이 맘대로 먹을 수 있는 고기부페집을 고른 모양이다.
야간 수업이 있어서 많은 시간이 없었기에 앉아서 먹기에 바빴다.
편하게 친한 사이가 아니라 조금 어색할 것 같았는데
오랜만에 대학생들 틈에 끼어 고기 먹으니 기분이 꽤 좋네(^^)
수업 때문에 먼저 일어나야 했다. 다들 식사중이라 조용히 계산하고 나오려고 했는데
읍...다들 일어나서 내가 계산하고 신발 신고 있는 동안 지켜보고 있는게 아닌가.
요즘 애들이 예의바르지 않은 편인데
일순간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교수님"이라고 부르는 호칭 속에는 권력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은 학점을 좌우하는 교수 앞에서 약자일 수 밖에 없다.
난 그런 관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정교수도 아니고 파트로 일하는 시간강사일 뿐이라 "교수님"이라고 불리는 것 역시 원하는 바 아니다.
그런데 몇 주간 그런 호칭을 듣다보니 기분이 삼삼해진다.
그리고 이젠 그렇게 안 부르면 섭섭해지는 느낌이 들 것 같다(^^)
또 한 주간 준비해서 학생들을 즐겁게 하고 또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그런 선생님이 되어야겠다.
바쁜 가운데 이렇게 하는 일이 즐겁다. 그래서 그나마 be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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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한 대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