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반노래방에서 친구찾기로 틀을 바꾼 해피투게더를 가끔 본다.
볼 때마다 약간 늙은(?) 연예인들이 초등학교 친구를 못 알아보는 것이 재밌으면서도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친구 얼굴을 까먹냐고^^
고등학교 졸업 20년만에 동창회를 가졌다.
자격 있는 놈--학생회 간부--들이 안 하니까 그냥 모여보자고 열정을 가진 한 친구가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600여명 중 40%에 달하는 동창들에게 날짜를 통보하고 기금을 모금하고 은사를 초청하고...
충분히 동기회장 자격을 가진 그의 열정에 박수로 "정통성"을 인정해주었다.(^^)
그런데 정말로 해피투게더 욕 못하겠더라. 아니 아무리 우리 반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모를 수 있는가? 우리 반 애들은 좀 알겠는데 말이다.
모두가 나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가운데 다들 놀란 것은 20년 만에 만난 각반 담임선생님들이다.
한 분을 제외하고 정년 퇴임을 하신 선생님들은 예전이나 똑같다. 아..그래서 링컨이 말했다는 그 "40세에는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란 명언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겠다.
40대에 담임을 맡았던 선생님들은 그 얼굴 그대로인 걸 확인해서다.
성격은 사람 하기 나름인데
2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모습을 확인해서 좀 우울하다.
학교 다닐 때 말도 없고 외톨이는 아니지만 소극적이었던 친구들 몇이 어제 모임에서도 예전 모습 그대로여서 말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살면 더 많은 관계를 유지하고 재미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가진 것은 나의 오버일까?
학급에서 별로 나서지 않았던 나였었기에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나는 변했는데..(긍정적으로...^^)
담임선생님은 예전과 얼굴은 같아도 몸이 많이 변했다. 너무 날씬해서 놀랐다. 예견하건대 어떤 중병을 앓지 않았을까? 그런데 넘 놀랐다. 우리 테이블로 오셔서 하신 말씀.
3년전에 정년퇴임하셨는데도 50대로 보이는 그의 비결은.
마라톤 풀코스를 1년에 수차례 하신다는 놀라운 스토리.
예전에 지은 죄를 달리면서 속죄하신다는 그의 한마디에 모두들 놀랐다.
연말까지 각 자치단체 주최 마라톤대회에 매주일 참여스케쥴이 잡혀 있어 지난 주 다대포대회에 이어 오늘은 진주로 달리러 간단다.
그리 살갑지는 않았던 선생님이셨는데....그의 고백에서 진심을 발견할 수 있어서 마음 기뻤다.
그리고...주일 예배와 회계 집사 일로로 분주했던 하루를 마감하며 아버지를 뵈러 갔는데...오전에 경기를 일으키시고 혈압이 230까지 오르는 등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는 간병인 아줌마의 전언. 진정제와 항생제를 맞고 정상으로 돌아오신 후 주무시고 계신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고 손을 잡고 1시간을 곁에 있다 왔다. 너무 긴 고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 아버지를 뵈었을 때 어머니추도예배를 드렸다는 말을 전해드렸는데 그것을 들으시기나 하셨을까.
아버지를 뵈면 마음이 답답하다. 매일 곁에 있어드리지 못하는 "죄스러움"이 있어서기도 하고...
하나님! 아버지를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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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11-30 2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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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together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