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으로 바뀐다.
머리가 커지고 나서라고는 할 수 없겠다.
해가 바뀐다는 의미가 인위적이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최근에 새천년이 시작된다고 호들갑을 떨던 때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정 12시 카운트다운을 올리고 있던 즈음
우리 나라보다 경도가 앞선 호주나 남태평양 섬나라에서는 이미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사실.
제야의 종을 울린다는 것도 그래서 인위적이다.
하지만
시간을 지배할 수 없는 미약한 인간은
한 해가 바뀐다는 사실 앞에 다시금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어제와는 다른 하루를 살겠다고
작년과는 다른 한 해를 살겠다고
작년에도 저녁 9시가 넘어 일을 마치고 부산으로 달려왔던 기억이 난다.
올해는 토요일인지라 5시가 넘어 정체된 고속도로를 뚫고 달려왔다.
바쁘지 않다가 연말 마지막 날에 일을 꼭 해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운전중 정체를 만나게 되고
갑자기 생각난 분들께 전화를 돌린다.
1년만에 인사하는 내모습이 계면쩍다.
연말마다 전화를 하네 하는 상대의 한마디로 미안함을 금치 못한다.
그래도 하지 않은 것과는 천지차이가 아닌가.
내가 사랑하고 관계하는 사람들과 짧은 대화, 메시지나눔의 시간.
그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맛이 아닐까.
기대를 한다. 2006년.
비록 작년처럼 또 좀더 악화된 아버지의 모습을 확인했지만
감사한다.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제 쓴 글을 아무도 읽지 않았음에도
다시 이런 기록을 남기며 나의 의무를 다한다.
새해에는 한달에 한두번 1시간짜리 음악방송을 만들까 계획은 하고 있다.
내 목소리가 DJ에 걸맞지는 않지만 함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의 시간으로
하루하루를 의미롭게 살 것이다.
송구영신예배 때 나의 참벗들을 위해 기도하겠다.
사랑한다. 참벗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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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