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많이 안 좋다.
전 같으면 그냥 혼자 삼키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데 그냥 터뜨리니 말이다.
정말 누군가 함 걸려봐라 하는 심정으로 사는 것 같다.
나를 정화하고
나를 평정시키고 있는데 말이다.
간병인이 집에 다녀가는 관계로 새 간병인이 오셨다.
너무 바쁘지만, 아버지를 모르는 분에게 맡기는 것이 찜찜하기에 다녀와야 했다.
어젯밤 늦게까지 있느라 신선동 가서 자고 아침 일찍 병원에 들렀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한 분이란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물리치료 받는다고 해서 같이 물리치료실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일은 발생했다.
아버지가 평소보다 다리경직이 더 심해진 것 같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세우는 침대에서도 다리가 잘 안 펴진다고 해서
물리치료사에게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 물리치료사는 자기가 운동을 잘못해서 환자가 나빠졌다고 들린 모양이다.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잖냐는 반응이다.
좋은 말로 오해하신 것 같다고
나는 아버지 상태가 전에 비해 안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한 것 뿐이고, 의사에게 얘기를 해달라는 뜻인데
이틀밖에 운동을 안 시킨 자기로서는 모르는 일이고 운동해서 나빠진 것 같으면 안 하는 게 좋다고 계속 반복한다.
필이 돌기 시작한다.
운동을 안 시킬 것 같으면 왜 이 병원에 들어왔겠느냐며 따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언쟁이 붙었다.
난 성격이 좋아서 금방 풀린다. 그리고 잘못했다고 생각되면 해결을 본다.
의사에게 물으러 갔다. 내가 직접 물을 수도 있지만 의사를 기다려야 하고 나는 지금 무지 바쁜 몸이라서 아버지가 급격이 나빠진 게 아니라 전과 다른 상태이니까 그것을 잘 보고하고 그에 따른 검사나 조치를 취해달라는 뜻이었는데 딴 일보다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해서다.
의사 앞에서 물리치료사에게 사과를 했다. 그 자리에서 언쟁을 한 것은 내 잘못이니까.
자기도 잘못했다고 서로 인정해서 이 문제는 잘 넘어갔다.
왜 참지를 못한 걸까.
나의 아킬레스건은 아버지다.
아버지가 고통 중에 계신데 더 큰 고통을 당하는 것보다 나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다.
내가 차라리 아파서 입원한다고 해도 그것을 대신할 중량이 못된다.
그래서 더 나빠지실 것이 뻔한 이치임에도
아버지가 더 고통 당하는 것은 가슴에 칼을 찌르는 것보다 심하다.
간병인이 발을 접질려 결국 다른 분이 오시기로 했다.
1년반 넘게 고생하신 분이라 미안할 뿐이지만,
또 다른 분에게 맡겨져서 적응해야 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더 움츠러들어서
경직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너무 바쁘다.
이런 푸념조차 하기 힘들만큼 바쁘다......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03-01 18:55)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07-07 22:54) |
|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