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집에서 잠을 잤다.
TV없는 평일을 사는 누나가족의 저녁은 예상밖으로 시간이 빨리 흐른다.
학원 안 다니는 중학생 조카들은 나름대로 공부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어린이집에 맡겨졌다 누나와 함께 집에 돌아온 막내조카는 먹고 또 먹고 방을 누비며 지내고
누나는 학교생활에 피곤해하면서도 저녁 짓고 설겆이하고 빨래 널고 어지러진 방 청소하고..
자정이 넘어 거의 1시 무렵 잠을 잤는데 그때까지 공부하던 지현이는 어느새 침대 위에 누워 있다.
6시. 왜 벌써 눈이 떠지는거야...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지난 겨울에 직접 사들고 온 PC인데 로그인하려니 지현이, 나현이, 엄마 이렇게 설정화면이 뜬다.
아빠는 낮에 전산실에 근무하기에 집에 돌아오면 컴 앞에 있기 싫어하시니 따로 안 만들었단다.
로그인을 하기 위해 조카를 깨워야했다^^
7시 넘으니 다들 일어난다.
7시20분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막내조카만 빼고.
7시 49분 통학용 봉고를 타야 하는 나현이가 먼저 교복 입고 나가고
걸어서 등교하는 지현이가 나가고
출근길 어린이집에 데려다주어야 하는 누나는 매형과 서현이와 함께 집을 나섰다. 8시.
오전엔 푹 잘 수 있겠다.
평범한 가족의 사는 모습이다.
그렇게 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다시 느낀다.
나는 평범하지 않다.
평범한 사람이 부러우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내 모습에서
나를 발견해야 한다.
평범함.
어떤 때는 좋은 의미로
어떤 때는 바람직하지 않은 의미로 다가오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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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