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자정을 넘겼다.
반년이 지나간 셈이다.
난 왜 이렇게 세월에 민감한 걸까?
중1학년.
많은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중요한 사건들은 기억이 생생하다.
담임선생님이 입학하자마자 출산월이 되어 3월이 끝날무렵부터 갓 졸업하신 여선생님이 대신 오셨다.
선생님은 고학년 국어교과를 맡고 계셨지만, 우리반만은 담임이신지라 국어교과를 가르치셨다. 그러다보니 9반 중에 우리반만 선생님이 달랐다.
따라서 시험문제를 낼 때 우리를 가르치신 선생님이 내는 분량은 적기에 조금 손해를 봤다고나 할까?(^^)
가장 기억에 남는 시험문제는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지문이 실린 문제였다.
버틀란드 러셀이란 철학자가 한 소리였다.
"술이 반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술이 반이나 남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대충 그런 얘기였다.
교과서에서 보지 못한 지문을 시험에 접한 충격(^^)이 그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까닭이라면 핑계가 근사한가 모르겠네^^
한 해의 반을 보내고
아직도 반이나 남았다고 말하는 긍정적인 인간이고 싶다.
어제, 아니 그제 오후 운전중에
재미난 라디오프로그램을 들었다.
맞선을 보러 간 노처녀.
왕재수 남자를 만났다.
그래서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선을 봐도 실패한다.
1년후에 친척 소개로 선을 보러 갔는데
아니 어디서 많이 본 듯했다 싶었더니 1년전의 그 왕재수다^^
그도 알아보고 한소리 한다.
후훗. 아직 못 가셨네요....
우리 그냥 일어서죠.
그러죠.
1년이 지나도 왕재수는 변함이 없다.
또 1년이 흘렀다.
상사의 소개팅 주선으로 나갔다.
그런데 또 그 놈이다.
세번씩이나.
후후훗. 아직도 못 가셨네요...
이런...시간끌지 말고 일어서죠.
그런데
아 이 놈이 "잠깐"을 외치는게 아닌가.
.......
....
자 여기서 라디오디제이는 청취자의 문자메시지를 받는단다.
과연 이 커플은 이루어졌을까요?
성공, 실패
문자 넣어주세요.
야..이거 넘 재미나네.
계속 듣다보니
결과가 나온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상황에서^^
답은요.(요 아래^^)
재미나게 문자반응이 있었다.
성공...왜냐하면 세번씩이나 만난다면 인연이니까.
성공...왜냐하면 아마 그 남자가 그녀에게 관심이 있어서 계속 주선을 요청했었을 것이다.
실패...한번 왕재수는 영원히 왕재수다^^
성공이 실패보다 훨씬 많은 반응을 보였단다.
사람들이 긍정적이기때문일까?
그러나 결론은..이렇다.
남 : 저, 이렇게 세번씩이나 맞선자리에서 만나다니 이거 큰 인연인데...
여 : (진지하게 사귀자면 어쩌지? 이것도 인연인가?)...
남 : 이제 그만
여 : (어떻게...)...
남 : 맞선 보는 것 관두시고 눈 낮춰서 시집 가시지요.
여 : (으......)
왕재수가 왕재수인가봅니다^^
유쾌한 7월 장마로 시작하지만 웃읍시다. 아자!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06-30 21:17)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08-31 12:50) |
|
7월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