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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벗사랑

2005/07/15 | 188 hits |

통닭

오늘은 초복이다.
누군가에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초복인데 보신했냐고 그런다.
어...생각해보니 아침엔 그냥 밥 먹었다.
점심은..굶었다.
그래서 저녁은 할인점 가서 튀긴 닭을 사 왔다.
저녁밥 짓는 대신 닭튀김이나 먹어야겠다 싶어서다.
약간 뎁히려고 전자렌지를 돌린다.
닭조각이 얹힌 접시는 렌지 속에서 잘도 돌아간다.
칼로리 많은데
아뿔싸... 엘리베이터 올라오기전에 물을 사온다는 것을 깜빡했다.
냉장고에 사이다 반컵 분량이 있어 컵에 따랐다.
읍..쏟았다. 간신히 건진 분량은 반에 반컵이다.
이걸로 갈증을 대신해야 한다?

냉장고에 오늘 아침까지 기한인 우유가 반 정도 있었으나 어떻게 먹겠노?^^

다시 보조기를 신고 내려갔다 온다는 것은 지금 정말 하기 싫은 일이다.
그냥 뜨거운 물을 끓여 먹는 게 낫겠다.
(결국 나는 보조기를 신고 1층 슈퍼에 다시 나갔다 와야 했다. 이잉^^)

아침부터 기다림에 지쳐서 하루가 안 좋다.
사막의 낙타와 주인 얘기도 떠오른다.
밤추위에 떠는 낙타가 안스러워 엉덩이만 텐트속으로 넣으라고 시혜를 베푼 주인은 결국 야금야금 들어와 자리를 다 차지한 낙타에 밀려 텐트밖으로 쫓겨났다는...

내가 대단한 사람이 아닌 것은 이런 감정 조절과 내가 자초한 일에 짜증을 내는 모습 속에서 확연히 들어난다.
그런데도 내 스스로는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유명해지려고도 하지 않고 권세를 누리려고도 하지 않는 나인데도 말이다.

내가 바라는대로 되지 않는다고 기분이 쳐져버리는 내 모습.
인생사가 내 바라는대로 된다면 그게 행복이었겠는가?

다시 나를 돌아본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나는 왜 배우려고 하는가?
나는 왜 돈을 버는가?
나는 왜 다르게 살려고 버둥대는가?
나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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