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념일이거나 또는 은혜를 입은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참 아름다운 행위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다는 마음도 좋고
누군가의 마음을 기억하고 배려한다는 것도 좋다.
선물의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겠는데, 요즘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선물이 "마음의 선물"이라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마음이 들어가지 않는 선물은 하나도 반갑지 않은 게 사실 아닐까?
조카들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용돈을 만원짜리 한 장씩을 줬다.
조카들이 다 커서(^^) 이런 거 안 줘도 돼요 하는 어른스러운(^^) 말을 하지만
내 경험상 '생각지 않은' 용돈이 생기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이었는데(^^)
건네주는 기쁨도 컸다.
선물은 주는 사람도 기쁜 것이다.
예전에 고신대병원에서 아버지가 중풍으로 입원했다가 걸어나오실 때
물리치료사에게 상품권을 선물했다.
입원중에 그 선물을 하면 더 관심을 써 주셨을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선물이 아니고 잘 봐 달라는 뇌물이기에 나는 그럴 수 없었다.
퇴원하고서 그냥 생각이 나서 선물로 들고 갔는데
사양하면서도 무척 고마와하던 기억이 난다.
뇌물과 선물이 다른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선물을 받아도 하나도 반갑지 않을 때가 있다.
주는 사람이 생각만 한 것도 고마운데 뭔가를 준비해서 준다면 그 얼마나 기쁜가를 잘 아는데도
하나도 반갑지 않다.
그것은
의무감에서 주는 선물을 받을 때다.
자기에게 뭔가를 해주었기에 뭔가 보답해야지 하는 생각이 "보여서"
받으면서도 꺼림직한 그 어떤 기분이다.
사회생활 속에서 의례적인 답례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사실 안 해도 되는데
사무실 이사했는데 화분 하나 보내주시죠 하는 거래처의 "황당한" 요구를
묵살할 수 없어서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말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물"의 범주에 넣을 수는 없다.
사람과 사람이 정이 오가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선물 문화는
적어도 액수에 관계없이
"마음"이 들어가야 한다.
그 선물을 사기 위해 들인 시간과 돈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정말로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물의 본질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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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본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