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교회는 성탄절 이브에 축하행사를 하고 성탄절 오전에 축하예배를 따로 드린다. 교회에서는 성탄절 전날에 그동안 준비한 교육부서의 어린이, 학생, 청년들의 발표순서를 가지고 성도들은 그것을 보고 축하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점점 현대화 되어 가는 시대를 살다보니 성탄절 이브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급기야 몇몇 교회는 성탄이브인 24일이 아닌 주일 23일 오후에 축하순서를 가지기까지 되었다. 몇 년전 윌로우크릭처치가 성탄절이 주일과 겹치자 주일예배를 교회에서 드리지 말고 각 가정에서 드리라며 예배 동영상을 담은 DVD를 나눠줘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점점 우리 나라 교회들도 그런 추세가 되는 것 같아 못내 아쉽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성탄절 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냐는 앙케이트 조사에서 '산타크로스'라는 답이 제일 많이 나왔다는 교계소식을 들었다. 성탄절의 주인이 빨간 옷을 입고 코카콜라를 빨던 산타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 시대. 한달 가량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무대에 올렸던 성극은 더 이상 되풀이할 수 없는 시대가 조금 아니 많이 야속하다. (이건 크리스챤으로서의 생각이라기 보다 옛 교회에 대한 향수다^^)
길지 않은 축하행사를 마치고 교회 앞마당으로 나오니 보름달이 휘엉청 동쪽 하늘에 높이 떠 있었다. 올해 우리 교회는 헌신할 사람이 부족해 교회 외관에 장식도 못하고, 현관에 트리만 장식했다. (이벤트회사에 돈을 주면 멋진 장식이 가능하지만 정말 그러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쓸쓸한 성탄을 맞는 것 같았다. 그러나 조용하게 맞는 성탄절이 더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닐까? 시내는 아마 지금쯤 광란의 축제를 보내고 있을 도시의 성탄절. 정작 주님은 아마 더 아파하실 것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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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5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