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벗이 읽은 책에 대한 정보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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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벗사랑

(2012-04-05 17:57:39, Hit : 662, Vote : 71)

당신을 위한 국가는 없다 (박노자/한겨레출판) 2012.04.05.

공교롭게도 며칠전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란 제목의 책을 읽었는데
다음에 읽은 책이 "당신을 위한 국가는 없다"이다.
혹시 연이어 내 감상평을 읽는 이가 있다면 요즘 심각하게 이민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할지 모르겠다(^^)

박노자의 글은 본토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을 긁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 출신으로서 귀화한 한국인답지 않게 언어구사력이나 한국사에 대해 전문가 수준 이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 그의 주장과 논지는 합리적이고 설득적이지만 그 주장의 보편성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이 책에서 기독교의 본질상 전쟁을 수용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쟁참여를 미화하는 기독교를 비판한다.
맞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성경의 교훈을 듣고 배우며 품었던 의문이었다.
사랑의 종교 기독교가 어떻게 전쟁을 당연시하고 전쟁터에서 적을 죽이는 행위를 칭찬할 수 있는가.
그런데 기독교 경전인 성경엔 수많은 전쟁이 등장한다.
인간사를 담은 역사서에서 전쟁은 빠질 수 없는 사건들이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기독교교리는 성경을 요약한 정수다. 그래서 전쟁과 이 교리는 이율배반적이며, 그러므로 기독교는 위선이라고 폄하하는 그의 주장은 일견 논리적일 수는 있어도 설득적이지 못하다.
지금도 진보주의 일각에서 그런 시각을 설파한다. (아마 박노자 교수도 진보신당원이었지....지금 바로 검색하니 이번 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6번에 티코노프블라디미르 란 이름으로 올라와 있다)
전쟁없는 세상은 얼마나 이상적인가. 모두가 그걸 위해 살고 있지만 그러지 못한 게 세상이었고 앞으로도 그런 세상이 아닌가.
이상을 지향하는 것은 옳고 당연하지만 그러니 내가 먼저 총을 내려놓고 적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겠는가?
기독교는 그것을 가르치고 있지 않냐고 물을 것이다.
맞다. 그렇게 사신 분이 예수님이었고 예수님처럼 살려고 하는 이들이 크리스챤들이지만 예수님은 한분뿐이시다.
내 가족과 내 동료를 지키던 병사의 입장에서 적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던 중, 적군이 역시 총을 겨눈 채 다가와 당신이 크리스챤이니 자신을 믿고 총을 내려놓으라고 한다면 그걸 믿을 것인가?
나는 예수님이 아니니 그럴 확신이 들지 않는 한 적을 향해 겨눈 총을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말한다고 나보고 크리스챤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있겠는가?
아마 예수님도 그러지는 않으실 것이다.

전쟁을 실시하고 있는 이 시대 최대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에게 노벨평화상을 준 사건에 대한 단상은 공감이 간다.
노르웨이가 세계 7대 무기 수출국이란 사실도 첨 알았다. 헐..
20세기말부터 백인사회에 불고 있는 불교에의 귀의현상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의견을 읽을 수 있었다.

세계평화주의자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나로서는 국가보다 개인이 앞선다고 생각하는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편이면서도
식민시대와 분단 그리고 전쟁을 겪은 나라에서 태어난 나와 그의 국가관은 여전히 차이가 많다.
그렇지만 그의 의견은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비록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