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의 검생창에 "이상문학상"이라고 검색하면 2004년부터 2024년작까지 20편이 올라온다. (2020년은 수상작이 없었다)
대상 작품에 만족한 적도 있지만 심사위원들과 독자로서의 차이를 느낄 때도 많아서 대상이 아닌 우수작 중에 손을 들어준 기억도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봄이 되기 전에 출간된 대상작품은 예소연의 "그 개와 혁명"이다. 심사위원들이 대상으로 고르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인정받았는데, 나 역시 동감한다.
먼저 이 대상작을 읽도록 만든 건 어느 독자의 페이스북 내용이었다. 운동권 85학번 아버지와 92년생 딸의 대화 속에서 만들어진 이 소설은 시기적으로도 아주 적절했다. 어느 심사위원은 12.3 계엄이 발생하고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한 이 소설을 치하했다.
노골적으로 운동권 아버지와 세대차를 가진 주인공 딸의 의식 세계는 흥미롭다. 두 딸 밖에 없는 아버지의 장례에 상주로 사촌을 내세우자는 세상의 제도에 반기를 들고 직접 상주로 나선 딸의 대담함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빈소를 찾은 아버지의 오랜 지인들을 향해 아버지가 남긴 유언을 목소리 흉내내며 외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이런 장례식을 예상 못한 조문객들에게 뜨악함과 함께 유쾌함을 건넨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책의 제목과 다름 없다. 꼭 읽어보기를...
그리고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이란 제목의 조그만 교회를 배경으로 쓴 작품도 읽어볼 만하다. 평일에 열려 있는 교회. 거기에 오는 사람을 위해 목사님과 사모님은 빵을 굽고 책을 읽을 공간을 허용한 묘사는 소설을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