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 수도원, 수도회에 관심이 없었다.
카톨릭 중세교회사에서 타락한 교회를 대신해 개인의 영성을 지키는 운동의 하나로 생각해왔었기에 내 삶의 영역에 관심을 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꽤 많이 수도원의 역사에 할애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걸 정리한 책을 만난 김에 읽기 시작했다.
수도회의 탄생과 역사 그리고 유산이란 대분류로 서술한 이 책은 수도회가 태어나서 역사의 현장 속에서 어떻게 지속되었고, 현대에는 어떻게 남았는가를 보여준다.
개신교는 수도원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현재 유지되는 수도원은 가톨릭 전통의 수도원 뿐이다. 하지만 수도회의 정신은 대형화된 현대 교회에서 중세교회가 경험한 영성의 소실과 부족을 공유하는 문제에 봉착하게도 된다.
4세기 국교로 지정되며 타락한 중세교회, 16세기 종교개혁으로 국가주도의 교회가 되어 세속화되고 있는 개신교회를 볼 때 개인의 영성을 더 소중히 여기는 신앙인들의 욕구는 다른 측면에서 현실화된다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인간은 공동체속에서 안정을 취하지만 그 공동체 역시 인간이 만든 조직이라고 볼 때 개인의 영성은 희생당하고 주님이 원하지 않는 조직의 논리가 우선시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선 옛 수도사처럼 세상과 단절하여 자급자족하면서 신앙생활 하는 것이 멋져보이긴 해도 그 역사 역시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이 책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저자 역시 한 주장을 할 뿐이다. 다만, 다수의 논리에 휘둘리는 교회들을 보면서 중세교회를 답습하는 교회가 되지 않기를 염려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