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우리 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시리즈 3부작은 다 읽었는데 눈에 띄긴 했으나 읽기를 주저했던 이 책을 오랜만에 찾은 영풍문고에서 직접 사 가지고 왔다.
단번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책인데 책을 펴기가 쉽지 않은 시간들이 지나갔다.
11월이 다 끝나가는데 아직 책 한 권을 못 읽었다는 자책을 하면서도 읽고 있는 여러 책들보다는 이 책을 골랐고, 진짜 단 숨에 읽었다.
좀 지적을 해야겠다.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산문집 같기도 하고 시집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소제목에 이어진 짧은 산문들...
지구 정반대 어느 나라의 수도라고 하면 먼저 상상되는 도시는 워싱턴DC인데, 작가는 본문에서는 어디라고 언급하지 않는다. 뒤에 덧붙인 작가의 말 속에서 발견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이렇게 불친절한 소설을 그래도 읽으려고 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 박혜원이 예명으로 사용하는 "흰"이 이 소설 때문이라는 일담을 들어서였다. 그 고음 잘 내는 발라드가수가 이 소설에서 감명할 정도의 에피소드가 있었을까 추측하는 것도 읽는 재미의 하나는 되겠다.
하지만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독자로서는 이렇게 철학적 코드를 많이 쏟아부어서 문학평론가의 어려운 해설을 첨부해야만 했던 출판사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편하게 추천하기는 어렵다고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