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입학했던 신선중학교에는 정규수업시간이 끝나면 의무적으로 3명이 각자의 책상을 이동해 팀장격인 한 명의 책상 앞쪽에 두개를 붙여서 "ㄷ" 자 형태의 팀을 꾸려 '상호학습'이란 명목의 자율학습을 진행했다. 책상과 걸상을 이동해야 했기에 모든 학급에서 시끄러운 소음이 발생했지만 학습은 침묵 상태로 조용히 이루어져야 했다. 당시 담임교사는 팀장이 나머지 두 명의 학생의 학습을 지원해주라고 했지만 그 시간은 실제로 자율학습이 아닌 타율학습의 전통이었고, 어린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시간을 끝내야만 했다. 나와 팀원들도 어쩔 수 없이 자리를 가졌지만...음..내가 팀장이었음을 밝히는 군 ㅋㅋ...그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교과서 대신 사회과부도를 꺼냈다. 사회시간에 지리를 보조하는 학습서였지만 거기엔 세계와 국내의 지도가 그려져 있었고, 지도에는 도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우리 3인은 자기가 발견한 지명을 제시해서 가장 빨리 그 지도에서 찾으면 승리자가 되는....아무 보상도 없지만 '이겼다'는 성취감을 주는 게임을 한 것이다. 45분 수업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던...중학교의 추억이다.
아, 이 책을 읽으며 그 사회과부도보다 더 화려하고 생생한 지도를 곁들인 설명서를 보는 재미를 느꼈다. 당시에도 세계사 과목은 참 좋은 정보가 가득한 교과서였다. 아마 내가 전공을 직업이 아닌 관심분야로 정했다면 세계사를 전공했을 지도...이 책은 2024년 국내 번역되었지만 2022년 출판되었고 당시 가장 큰 이슈였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첫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던 듯하다. 이미 2026년을 두 달이나 보냈고, 마지막날인 28일 오늘에도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미사일을 쏜 뉴스가 나오는 현실과는 꽤 괴리가 있는 정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무심했던 세계 국가들에 대한 정보를 리뉴얼한 느낌에 쾌감이 있다. 세계 모든 국가를 담을 수는 없지만 상당수 국가들의 역사와 현재를 읽으면서 관심 국가에 대한 정보를 다른 루트로 업데이트한다면 상당한 지식을 채울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검색하면 다 아는 세상...오늘 라디어 강연에서 이제 '검색'의 시대는 끝이고, AI에게 질문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지만...이다보니 아날로그 세대의 과한 평가라고 무시할 분들도 있겠지만, 무척 좋은 책을 읽은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