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봄날 오랜만에 진득하니 앉아서 미루어 왔던 독서를 한 권 끝냈다. 마지막 독서 기록이 2월 말이었으니 40일 만인가보다. 매년 이상문학상작품집을 읽는 게 연례행사가 되었다. 올해 작품집의 편집은 좀 색다르다. 대상수상작에게만 주어지던 작품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다른 우수작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그리고 후보작에 오른 작품들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설명과 저자와의 인터뷰 형식의 기록이 눈에 들어온다.
대상작품이 워낙 월등해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들의 선정과정 속에서 선택된다는 당연한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새삼 기억하게 되는 점이 있는 올해의 독서다.
소설을 왜 읽는가란 물음은 앞으로도 계속 될 질문이다. 그에 대한 답은 상식선에서 정해져 있지만, 이 답을 할 때마다 사람들은 자기의 경험 속에서 만난 소설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세상살이를 한 이들의 삶을 관망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엿봄의 심리가 있다. 그가 그 방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그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그가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궁금하다. 그 궁금증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만큼 너무 많다. 소설은 그런 궁금증을 해소하는 한 방편이다. 영화나 드라마, 웹툰을 통해서도 이 궁금증은 해소된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작업은 그냥 보는 작업으로 그치지 않기에 불편하지만 시간을 들여 소설을 읽는 재미가 있다.
대상작 '눈과 돌멩이'의 세 친구의 스토리는 좀 몽환적이었다면,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관종들'은 직설적으로 다가온다. '겨울의 윤리'는 세상 부조리에 대한 다른 시각을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