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egory

  참벗사랑(2020-09-25 07:17:18, Hit : 194, Vote : 30) 
 편지 (히가시노게이고/알에이치코리아) 2020.09.24.

말 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 속 울려주는 눈물 젖은 편지...란 가사가 떠오르는 제목.
지금은 편지..이메일 말고 손편지를 쓰는 경우가 드물게 되었지만
우편배달함에 내 이름이 적힌 편지를 받는 설렘과 감동을 기억하는 이로선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끌리는 작품이었다.
추리소설작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작가는 독자를 감동시키는 필력도 있음을 충분히 알려준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는 내가 읽은 첫 장편 "죄와 벌"을 떠올렸다. 돈이 많다는 이유로 그것이 나에게 필요하다는 이유로 애먼 노파를 살인하고 고뇌하는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를 차용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긴 했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살인자 쯔요시가 아니라 아무 잘못 없는 동생 나오키다.
살인자 가족이 겪는 고통을 피해자 가족이 겪는 고통과 비교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았다.
가해자에게 정당한 '벌'을 내려야 한다는데 모두가 동의하기 때문이고, 피해자나 피해자의 유족은 언제나 동정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복수가 불법인 현대사회에서 국가는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 죄에 합당한 벌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유지한다. 피해자측에선 내키지 않는 처벌이더라도 그에 저항할 수 없게 만든 것도 시스템에 부합한다. 전도연이 열연했던 영화 '밀양'에서 아들을 납치 살해한 범인과의 면회장면에서 피해자 유족으로서 용서를 해주려고 했지만 살인자가 이미 죄를 용서받았다고 표현하는 바람에 분노하는 장면을 본다. 관객들은 그 파렴치한 태도에 피해자에 공감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 보편적인 정서다.
그래서 가해자 가족은 자기는 아무 죄가 없는데도 억울하게 쫓기고 불편한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작가가 제시하는 이 작품의 결론에 공감하지 않을 이도 있겠다.
그럼에도 그것은 현실이고 사실이고 앞으로도 여전히 존재할 일이기에 충분히 생각할 가치가 있는 케이스다.

독자로서 나는 다른 의미에서 나오키에 공감했다. 울컥울컥했던 순간들이 세시간 독서시간 속에 몇 차레 있었을 정도로. 역시 히가시노였다. 또다른 작품을 읽어야겠다^^



71   [TV에 대해] 형수님은 열아홉  참벗사랑 2004/09/17 2486 165
70   [참벗뉴스] 몇일 뒤에 뉴스에 안 나올까?  참벗사랑 2004/09/01 2052 112
69   [이 책은...] 악의(惡意) (히가시노게이고/현대문학) 2020.01.13.  참벗사랑 2020/01/13 191 22
68   [이 책은...] 책을 읽자!!!!! 한강 (조정재/해냄) 2004.08.26.  참벗사랑 2004/08/26 2170 124
67   [이 책은...] 29인의 드라마작가를 말하다 (신주진/도서출판 밈) 2009.12.14.  참벗사랑 2009/12/14 1634 88
66   [이 책은...] 파리의 열 두 풍경 (조홍식/책과함께) 2016.08.22.  참벗사랑 2016/08/22 380 36
65   [이 책은...] 축구의 사회학(리처드 줄리아노티/현실문화연구) 2005.08.28.  참벗사랑 2005/08/28 1806 89
64   [이 책은...] 인생사용설명서 (김홍신/해냄) 2009.08.03.  참벗사랑 2009/08/03 1359 136
63   [이 책은...]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푸른숲) 2009.08.03.  참벗사랑 2009/08/03 1246 83
62   [이 책은...] 전화의 역사 (강준만/인물과사상사) 2009.12.07.  참벗사랑 2009/12/07 1192 81
61   [이 책은...] 교양브런치 (강준만/인물과사상사) 2019.01.20.  참벗사랑 2019/01/20 351 35
60   [이 책은...]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조성식/동아일보사) 2009.05.12.  참벗사랑 2009/05/12 1546 147
59   [이 책은...] 삼국지강의2 (이중텐/김영사) 2009.05.12.  참벗사랑 2009/05/12 1288 100
58   [이 책은...] 지중해 (홍수정/책만드는집) 2009.05.08.  참벗사랑 2009/05/08 1319 102
57   [이 책은...] 퍼센트경제학 (구정화/해냄) 2009.05.06.  참벗사랑 2009/05/06 1334 103
56   [이 책은...] 2009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연수 외/문학사상) 2009.05.05.  참벗사랑 2009/05/05 1497 112
55   [이 책은...] 후불제 민주주의 (유시민/돌베개) 2009.05.04.  참벗사랑 2009/05/04 1637 124
54   [이 책은...] 2019 이상문학상작품집 (윤이형 외/문학사상) 2019.02.19.  참벗사랑 2019/02/19 356 43
53   [이 책은...] 돌파력 (전병욱/규장) 2009.04.25.  참벗사랑 2009/04/25 1488 108
52   [이 책은...] 대한민국 소통법 (강준만/개마고원) 2009.07.17.  참벗사랑 2009/07/17 1508 163
51   [이 책은...] 다시 시작하는 힘 (전병욱/규장) 2009.01.30.  참벗사랑 2009/01/30 1510 106
50   [이 책은...] 미디어 아라크네 (정여울/휴머니스트) 2009.01.29.  참벗사랑 2009/01/29 1470 104
49   [이 책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Memory Man (데이비드발다치/북로드) 2019.04.20.  참벗사랑 2019/04/20 307 32
48   [이 책은...] 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게이고/도서출판재인) 2019.04.30.  참벗사랑 2019/04/30 335 30
47   [이 책은...] 예수없는 예수교회 (한완상/김영사) 2009.01.13.  참벗사랑 2009/01/14 1339 107
46   [참벗뉴스] 브런치와 속담 하나  참벗사랑 2009/01/06 1079 84
45   [이 책은...] 만화로 읽는 4컷 철학교실 (난부야스히로 글,아이하라 코지 그림/문학수첩) 2009.01.02.  참벗사랑 2009/01/02 1336 100
44   [이 책은...] 과학이 밝히는 범죄의 재구성 (박기원/살림) 2008.12.30.  참벗사랑 2008/12/30 1613 137
43   [이 책은...] 지방은 식민지다 (강준만/개마고원) 2008.12.29.  참벗사랑 2008/12/29 1499 145
42   [이 책은...] 운동화전쟁 (바바라 스미트/랜덤하우스) 2008.12.15.  참벗사랑 2008/12/15 1530 89
41   [이 책은...] 미래를 말하다 (폴 크루그먼/현대경제연구원) 2008.12.08.  참벗사랑 2008/12/08 1504 99
40   [이 책은...] 괴물의 탄생 (우석훈/개마고원) 2008.12.04.  참벗사랑 2008/12/04 1473 111
39   [이 책은...] 바벨탑공화국(강준만/인물과사상사) 2019.03.22.  참벗사랑 2019/03/22 314 37
38   [이 책은...] 동화경제사 (최우성/인물과사상사) 2019.03.02.  참벗사랑 2019/03/02 297 35
37   [이 책은...] 의학세계사 (서민/생각정원) 2019.04.12.  참벗사랑 2019/04/12 341 36
36   [이 책은...] 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 외/인플루엔셜) 2020.09.15.  참벗사랑 2020/09/15 211 27
35   [이 책은...] 숙명 (히가시노게이고/소미미디어) 2020.09.17.  참벗사랑 2020/09/17 187 25
34   [참벗뉴스] 지혜로운 접근  참벗사랑 2004/06/12 2040 117
33   [이 책은...] 헌법의 풍경 (김두식/교양인) 2004.06.17.  참벗사랑 2004/06/17 2545 192
32   [이 책은...] 순정만화 1, 2 (강풀/문학세계사) 2004.06.16.  참벗사랑 2004/06/17 2616 156

[이전 5개] [1]..[21][22][23][24] 25 ..[26] [다음 5개]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