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인만큼 읽는데도 장시간이 걸렸지만, 10권짜리 3부작을 만드는데 저자가 들인 시간에 비하면 너무 짧아서 저자가 쓴 후기를 읽고 난 후에는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을 정도다.
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교과서에서 겨우 몇 페이지 분량으로 소개한 우리 나라 해방후의 역사는 지식이랄 것까지도 없을 정도다. 아직도 사상적 대립과 지역적 갈등이 편재하는 시대라서 그런가 역사가들은 그런 평가를 스스로 내리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소설을 통해서 그 역사를 한 눈에 읽어내려간다는 것이 사실 위험한 도박일 수 있겠다. 검증되지 않은 작가의 손놀림에 독자는 무작정 휘둘릴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작가 조정래에 대해서는 그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을 통해 가늠만 할 뿐이지 잘 모른다.
그러나 그가 등장시킨 인물들의 생각과 주변정세를 통해 그가 느낀 해방후 역사를 그려보기는 어렵지 않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신세대들에게는 아주 힘든 작업일 수 있겠다.
그러나 아는가? 시드니의 영웅 강초현(사격)이 그렇게 말빨이 셀 수 밖에 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독서라는 사실을.
작가는 후기에 놀라운 고백을 했다.
아내가 입원했을 때 간병인을 쓰지 않고 혼자서 수발을 다했다는 사실과 그 기간 매일매일 아내에게 꽃편지를 선물했다고 해서 병원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그리고 아들에게 "태백산맥"을 원고지에 베껴쓰게 했는데 며느리에게도 그 일을 시키고 있다고...^^
하루에 서른 장의 원고를 써내려가는 저자와
하루에 겨우 열 장의 원고지를 채워가는 며느리...
작가가 창작한 것을 베끼는 데도 그렇게 시간이 걸린단다.
좋은 문장, 좋은 말솜씨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 아침에 느껴본다. 책 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