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7 홍콩에서의 첫 날

아침8시 김해공항을 이륙한 드래곤항공 홍콩행 여객기를 탔다.
3시간 20분 걸리는 곳이지만 중국과의 시차가 1시간이라 10시 20분에 도착한다. 아침 기내식으로 나오는 스크램블에그랑 커피 한잔을 마시고 나서 오늘 공항 도착이후의 스케쥴을 짠다.
가이드북을 미리 구매해  몇 주전부터 읽긴 했으나 당일 날씨에 따라 오락가락할 수 있어서다.

시간적 여유가 있고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경제력이 있더라도 외국여행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집을 오래 비운다는 점, 업무적 공백을 어떻게 채울까 하는 점도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여행을 다닐 만큼의 체력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다행히 휠체어를 이용하기 좋다는 여행경험자들의 여행기를 읽고 나서 용기를 냈다.
걸어서는 몇 군데 보지도 못하지만 휠체어에서라면 어느 정도 가능하니 말이다. 지하철(MTR)의 경우 엘리베이터(홍콩에서는 lift라고 표시한다)가 있어 괜찮을 듯하다. MTR홈페이지에서 엘리베이터 수리중인 역 정보가 제공되고 있었다. (MTR앱을 설치하기 바람)

그런데 우리 나라보다 훨씬 더운 나라에 가는 거지만 내가 읽은 대부분의 여행기에 빗속 풍경이 많았다. 비가 오면 미끄러워서 휠을 제어하기 힘들다. 그래서 골라보니 우기가 끝나는 10월이후가 최적의 날씨일 듯했다. 이건 적중했다. 2박3일동안 아주 맑았으니 말이다^^

참, 본인은 양발 장애인으로 양쪽 긴다리보조기를 차고 목발을 짚고서 보행을 한다. 휠체어를 어릴 때부터 이용한 이들에 비하면 완전 초보수준이다.  (아래 사진은 셋째날 공항특급열차 AEL 타고 오면서 찍은 내 휠체어와 목발)

공항에 도착하면 입국신고를 위한 접수처까지 나와야 하는데 정말 놀랐다. 어느 게이트에 접속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탄 비행기가 아마 가장 끝이었나보다. 보행자를 위해 설치된 평면 에스컬레이터가 10개는 있는 듯. 거의 1km 정도 걸어야 하는데 만일 휠체어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공항빠져나오다가 지칠 뻔 했다^^

공항을 빠져나오기 전에 그 유명한 옥토퍼스카드를 구입한다.
보증금 50홍콩달러에 100홍콩달러 충전했다. 이걸로 버스, 지하철, 선박도 이용한다.

공항에서 나오면 2층버스 정류장이 있다. 거기에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자리가 있어서 좀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2층버스인데 기사가 직접 내려 슬로프를 꺼내 나를 태운다. 1층 입구에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있는데 휠체어장애인이 안 타면 접이식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 비장애인들이 앉기도 한다. 버스 타는 것을 걱정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제일 먼저 가볼 곳은 케이블카를 타고 홍콩공항이 있는 란타우 섬을 둘러보는 것이다. 호텔체크인이 오후2시라서 아무래도 시간적 공백을 채울 수 있을 듯해서였다. 버스에서 내려 건너편에 있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휠을 움직였다. 목발을 다리 옆에 끼우고 가방을 뒤에 맨 체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았는데 그것보다는 여기 대기 인파가 너무 많다. 미리 사전 예약을 했다면 좋았을텐데...(그래서 즉흥적인 계획은 시간을 죽이곤 한다^^)

장애인이라고 봐주지도 않는다. 40분 정도 기다려 케이블카를 탔다.
야호...이게 가장 긴 케이블카라고 하네. (옹핑360)

뒤로 홍콩국제공항이 펼쳐져 있다.

케이블카 아래로 걸어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저 길로 등산하는 것도 대박일 듯.

1년전이라 기억이 가물하다. 케이블카가 몇 개의 정차역을 만들어놓아 마치 정류장 지나가는 느낌이다

케이블카 종점에 저 석불이 자리하고 있다.

사찰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더 가지 않고 주변을 구경했다. SNS에 올리기 위해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여기서는 음료를 사먹으면, 와이파이 비번을 제공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여기에 들어온다.(침사츠이 해변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렀을 때는 영수증에 30분용 비번을 제공아는 점 참고하기)

케이블카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타는데 휠체어로 진입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바로 옆으로 지나치는 반대편 케이블카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케이블카 위에 뚫려 있는 공간을 통해)

건물에 붙은 저 로고가 MTR역이라는 표시다. 아까 공항에서 오는 버스에서 내렸던 그 동통역.

침사츠이 역에서 나오면 바로 호텔이다. 숙소로 정한 호텔은 침사츠이 해변가의 솔즈베리 YMCA호텔이다. 여기를 중심으로 어디든 갈 수 있기에 찾아가기는 쉬울 듯해서 정했다. 거의 일주일전에 예약을 했기에 한화로 1박(조식포함)에 16만원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잠시 쉬었다가 목적지인 스카이 100을 향해 휠체어를 몰았다. 약간 완만한 경사로도 있고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걷는 것 대신 휠체어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 상당한 거리를 달렸다.

 

저 건물 뒤에 있는 게 스카이100인데 가는 길이 공사중이라서 고생을 했다. 게다가 예상보다 멀어
해지기전에 올라가서 홍콩 낮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그렇게 비싼 엘리베이터값을 치렀는데 말이다^^(168홍콩달러니 당시환율로 23,352원이다)

원래 홍콩야경의 백미인 레이저쇼를 감상하기 최적의 장소라 판단했는데 이거 완전히 오판이었다.
레이저쇼는 했지만 음악이 안 들리니 이거 참내...(내일 해변에서 감상해야겠다^^)

문제는 돌아오는 길에서였다. 아...참내 스카이100 건물 지하에 버스터미널이 있는데
침사츠이 역으로 향하는 버스는 휠체어가 탈 수 없는 버스. 다음 편을 기다려야 하니 시간이 너무 걸리고..
기사의 도움으로 다른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 돌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아휴 힘들다.
저녁도 못 먹고, 사 먹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호텔 냉장고의 비스켓으로 식사를 대신했다. 이런^^

(다음 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