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4 오사카 첫날

벼르고 벼르던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다. 2005년 11월 도쿄 모터쇼를 빌미로 2박3일 일본을 다녀온지 만 10년만이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일본쪽으로는 생각을 안 했다가 관서지방쪽은 괜찮다는 판단에 만만한 곳을 고르던 중 일본 제2도시이면서 부산과 비슷한 위상을 가진 오사카가 좋겠단 판단을 했다. 거기다 오사카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정책을 시행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장애인이 이용하기 편하게 되어 있다는 정보까지 있었기에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판단했다.
영도도서관 검색을 하다가 새로 입고된 책 제목에 확 꽂힌 측면도 있다. "처음 오사카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정혜경/원앤원스타일) 이 책 올해 초에 읽으며 4월이나 6월 여행을 계획했지만 실천하지 못했었기에 여행하기 최적의 가을인 10월을 넘기기 싫었기에 결심을 했다.

하지만 오사카의 날씨가 어떨지도 몰라 항공권을 예약하고도 결제를 안 해 놓치기도 했다. 열흘 예상 날씨가 맑은 것으로 확인한 다음에야 항공권과 숙박비를 결제했다. 싼 항공료(왕복 157,900원)와 숙박료(조식포함 227,409원)가 여행경비의 부담을 줄여줬다.(^^)

진에어는 처음 이용하는데 1시간밖에 안 걸리는 구간인지라 부산-서울노선과 비슷했지만, 두가지는 확실히 인지했다. 하나는 진에어란 이름답게 승무원들이 진을 착용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맹물 한잔 서비스라는 것(^^)

오사카에는 두 개의 공항이 있지만, 우리 나라 영종도 국제공항과 마찬가지로 바다 중간에 조성된 칸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서적의 추천대로 공항에서 오사카주유패스 1일권을 구매했다. 2,300엔. 지하철요금이 1구간 240엔, 2구간 280엔이나 하는 물가때문에 무료입장이 가능한 유명 관광지요금과 대중교통이용요금을 합산하면 무조건 오사카주유패스를 구입해야 한다. (단, 하루에 가야할 관광지를 정해놓아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

숙소를 정할 때 기준은 요금과 호텔의 안락함과 위치가 가장 중요한데, 난 좀 늦게 예약하는 바람에 원하는 숙소를 예약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오사카 여행을 하려면 '난바역' 주변을 고수해야 한다는 블로거들의 여행팁이 합리적이었기에 좀 허름하지만 그람푸스인오사카(Grampus inn Osaka)를 정할 수밖에 없었다.

칸사이공항에서 난바역까지 가장 싸게 가는 교통수단은 난카이 전철이다. 편도 920엔인데 40분 걸린다. 이보다 약 5분 정도 빠른 라피도가 있는데 요금만 1,430엔이니 자리에 앉아 갈 수 있는 요 전철이 가장 대중적이다.

난바역에 도착했다. 오후2시 비행기로 3시 도착. 입국수속하고 패스 사느라 보낸 시간등을 감안하고 난바역에 도착하니 거의 4시반. 아직 환한 시간에 숙소를 찾아야 했다. 어느 블로거가 상세히 그람푸스인오사카에 가는 행로를 올려놓았었는데 미처 출력하지 못한 탓에 그냥 대충 주소만 가지고 역사에 그려진 주변 안내도에서 동서남북을 파악해 찾아가기로 했다. 난바나까 1구역이라 거주민에게 물었더니 방향을 가르켜준다. (일본어를 조금 하긴 하지만, 오랫동안 쓰지 않아 내가 말하고도 문장이 엉망이어서 쪽팔린다^^) 찾기 편했다. 하지만, 여긴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 호텔데스크로 가기 위해선 입구 2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는 점. 읍...이거 난감하다. 휠체어로 2개의 계단을 오르기가 쉬운가? 한참 망설이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연실 아리가또를 외치게 된다.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하며 사정을 얘기했다. 데스크 직원들이 휠체어에 탄 나를 보고 이해하는 듯. 내려가는데는 휠체어로도 문제가 없으나 올라오는데는 내 힘만으로 불가능해서 사람을 불러야 하는데 호텔입구가 꺾여 있어 프론트에서는 보이지 않아 호출의 문제가 있다.

역시 싼 호텔답다. 엘리베이터가 너무 작아 휠체어를 바로 밀고들어가면 문이 안 닫힌다. 헉. 옆으로 돌려야 문이 닫히니 이거 좀 불편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룸은 예상한 사이즈.

보조기를 벗고 휠체어용 가방도 내려놓고, 목발도 두고 나니 가벼워진 상태. 맨 먼저, 저녁을 먹고 와야 했다. 1층으로 내려가니 직원들이 내가 휠체어로 입구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도와준다. 어떻게 올라올지 난감하지만 일단 나가보기로 했다.

이미 해가 지고 있어 난바역주변을 구경하며 먹을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길을 건너고 큰 건물을 대충 돌다보니 낯익은 간판이 보인다. 난바역에서 신사이바시스지역 사이로 난 신사이바시스지. 무작정 그리로 가니 수많은 인파들이 오간다. 우리 나라 재래시장 형태인데 샵형식은 명동이랑 비슷하다. 횡단보도에 서 있으니 앞 건물 간판 CF속 여주인공은 최지우다. 요즘 TvN 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최지우인데, 일본에서도 아직 먹히고 있다는 증거. 뭐 받은 것 없이도 괜히 반갑다^^

식당은 많은데 고르기가 힘들다.  걷다보니 지하철 한 정거장을 더 넘어 갔다. 아휴...추천식당이라도 알아놓을 걸 그랬나 하고 다니다가 회전초밥집이 눈에 띄였다. 그래 일본에 와서 정통 회전초밥을 먹어야지. 오호 가격도 착하다. 보통 접시는 135엔짜리다. 이걸로 10접시 먹었다. 배부르다. 첫 메뉴는 성공적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일본식다운 음식을 먹은 거니까^^

푸짐하게 먹고 나서 왔던 길을 돌아 숙소로 돌아왔다. 아 근데 이거 감동적이다. 나를 위해 계단 2개를 걸쳐 슬로프를 만들어준 것이다. 와우 역시 일본인답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첫날의 감격이 3일 연속 이어질 것을 기대하면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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