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만일 대형 사고가 일어난다면 이제 남은 것은 터널붕괴뿐이다 라는 생각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26년째 출퇴근 시 최소 2번, 최대 6번의 터널을 지나야 하는 나로서는 인간이 만든 터널의 안전성을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세월호 사건 이전에 이미 구상되었던 시나리오라 세월호와는 무관하다고 굳이 변명하였지만, 세월호의 트라우마가 전 국민에게 새겨진 이후 상영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세월호에 갖힌 채 실나락 같은 희망을 안고 구조를 기다렸을 희생자들의 심정을 자신에게 투영하고 만다.
영화의 완성도는 완벽하지 않다. 개연성을 잃은 장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는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
김해숙이 특별출연으로 등장한 국가안전처장관의 행보를 보면서, 당연히 그를 떠올리지 않을수 있을까?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고 도덕교과서는 말하지만
실제로는 하루 공사 지연손실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이 우리 아닌가?
좀 암울할 것 같은 터널내 상황 속에서도 관객으로 하여금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저 유명한 욕질^^
그런 욕을 들으면서도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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