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을 보였다던데 정작 개봉은 꽤 늦어졌다.
아무래도 스펙타클한 대작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릴러 류의 장르물로도 분류할 수 없는 잔잔한 인생이야기가 설 자리는 쉽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나온 초인종씬은 앞으로 이 영화가 스릴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들게 할 만큼 괜찮은 인트로였다.
그리고 1994년에 있었던 여러 사건들과 당시 중2학년이 되어 지내는 동안 겪는 여자 아이의 인생성장통을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관객을 숨죽이며 공감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개한다.
평범한 소시민 가족 엄마, 아빠, 언니, 오빠 그리고 주인공 은희가 사는 집을 영어제목으로 삼은 건 아닐까. House of hummingbird
다큐 같은 전개는 아닌데도 등장인물 하나 하나가 의미를 둔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낯익은 얼굴도 있지만, 주인공 2003년생 박지후의 연기가 수준급이었기에 연기력 논란은 없을 듯.
문제는 이 영화의 주 타켓을 어디에 두느냐에 있지 않을까?
1994년 중2 시간을 보낸 40대 관객은 자기 이야기로 감정이입할 수 있겠다.
그래서 현재 중학생들에게는 공감력이 떨어질 것이다. 그 나이 또래가 주인공인데도 말이다.
휴대폰은 등장하기 전이고 삐삐의 표시창에 남자친구가 보내온 숫자 486 486 이게 '사랑해 사랑해'의 획수라는 의미를 이해할 이가 과연 있을까 할 정도라서 말이다.
그럼에도 어린 소녀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성장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린 탓에 청소년들의 감정문을 두드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가져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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