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시간 내내 흥미를 잃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이 작품이 예외다.
평론가들도 너무 추켜세워서 반쯤 의심하고 극장을 찾았는데,
예상을 빗나갔다.
관객들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이 영화가 주는 충격의 메시지를 가늠하고 있었다.
성선설, 성악설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전시상황에서 인간은 생존본능에 충실해진다.
아파트 주민들의 선택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같은 인간을 죽음의 상황으로 내몰아칠 때의 감정을 간접체험한다.
관객은 스스로 내가 저 현장의 주민이라면 하고 반문할 수밖에 없다.
식량은 부족하고 그걸 나눠서는 둘다 죽게 된다.
그러니 우리편만 살자는 것이 전쟁시의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것과 별다를 것이 없어진다.
그래서 합리화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아야 하니까...
아포칼립스(종말, 대재앙) 상황에서 벌러질 수 있는 세계를 가상한 작품은 많지만 좀비가 아닌 '평범한' 이성을 가진 사람들이 벌이는 그럴 법한 가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꼭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우린 늘상 이런 세계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외부 세력과 대항하라면 독재적인 지도자를 원하면서도 자유가 구속됨에 굼시렁된다.
김정은이나 시진핑, 푸틴 같은 독재자를 비난하면서도
우린 스스로 그런 독재자 치하의 세계를 동경하고 있진 않은가.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들과 같이 보더라도 깊은 질문을 하게 된다.
그러나 먼저 스스로 자기는 어떤 견해와 어떤 행위를 할 것인가 생각해보고 나서 함게 가보기를 권한다.
이번 여름에 가장 문제작이 될 것이 틀림없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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