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뵈면 확인한다.
오늘 컨디션 어떠세요?
고개를 끄덕이신다. (He nods his head)
아프세요?
고개를 끄덕이신다.
저 진우 맞아요?
저 진우 아니죠?
고개를 저으신다. (He shakes his head)
오늘은 고개를 저으셔서 기뻤다.
사실 아버지는 기쁘시지 않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아시면 더 침울해지시니 말이다.
어제처럼 컨디션이 안 좋으시면 내 말도 못알아들으시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실 뿐이다.
그럼 난 답답하지만 오히려 아버지는 그게 나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은 내 질문에 고개를 저으신다.
그래서 기뻤다. 오늘은 내 말이 통하니 말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기쁜 얼굴이 아니다.
그래도 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아버지의 얼굴이 환해진다.
감으셨던 눈을 크게 뜨시고
내가 내민 손을 꽉 잡으신다.
헤어질 때마다
내 사정을 아셔서
내가 가야 함을 이해하면서도
그래서 갈께요 라고 말을 할 때면
끄덕이시지만
같이 있고싶어하시는 맘을 왜 모르겠나.
어제 새벽에 잠을 못 자다 TV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에서
갑작스런 사고로 바보가 되어버린 60대 아들을 보살피는
89세 할머니가 소개되었다.
자기 자식인지라 똥까지 받아내며 닦고 씻기시는 것을 평생하셨을텐데
그 나이에도 죽을 때까지 하시겠단다.
병원에서는 희망을 놓았지만
아들의 손을 잡고 뒷산에 올라 매일같이 찬물에 머리를 감기고 자신도 감는 생활을 수년 지속해서
이젠 많이 호전되어가는 아들을 보고 계신다.
매일 규칙적으로 아들을 데리고 나가 산책을 하고
자신이 죽고 나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치시는 할머니를 보니
정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참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사람은 따라하지 못할 만큼 위대하게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특출난 사람만 하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인간이기에
사랑을 할 줄 아는 인간이기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도시를 가득 메운 안개가
마치 스모그처럼 여겨지는 밤이다.
목이 칼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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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ing his h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