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은 있어도
누구나 이별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그것은 자유이지만
이별하는 그것은 자유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그것은 혼자일 수 있지만
이별하는 그것은 혼자일 수 없습니다.
사랑할 때는 겨울도 봄 같지만
이별할 때는 봄도 겨울처럼 느껴집니다.
사랑할 때는 울어도 행복하지만
이별할 때는 웃어도 눈물이 흐릅니다.
사랑할 때는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으나
이별할 때는 용서할 수 있는 것만 용서가 됩니다.
부디
사랑을 위해 사랑하였거든
이별 역시 사랑을 위해 해 주십시요.
그리하여
이별하는 그것이 사랑하는 그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여 주옵소서.
....................................송재 "이별을 위한 협주곡"
이 시를 적었을 때로 돌아가본다.
대학 2학년 풋풋함이 여전히 흘러넘치던 시절.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아담한 키에 약간은 차가운 모습.
그녀는 여느 대학생처럼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았고
혼자서 학비를 충당하며 살아야 했던 고학생이었다.
국문과를 다녔으니 잘 되었으면 교편을 잡고 있을지 모르지만
첫 소개팅에서 한참이나 빠졌던 그녀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사랑에 미숙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아직 남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녀와 90도로 앉아서 차를 마시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녀는 나의 두번째 애프터를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했다.
그리고 먼발치서 지나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정도로 지냈다.
어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아름다운 기억인 것 같다.
나와는 인연이 아니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나마 이렇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11월이 시작되었다.
이제 두달.
벌려놓은 일을 수습하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
61일.
길지 않지만
그리 짧은 것도 아닌 시간이다.
인생의 아름다운 날들을 남기기 위해서
하루하루 즐겁고 유익하고 또
사랑하면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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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위한 협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