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소개하기도 한 "바보상자의 역습"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요즘 TV가 정말 똑똑하다. 별다르지 않은 이슈를 가지고 시청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KBS2TV주말드라마 "소문난칠공주"에 비교도 할 수 없는 한자리수 시청률을 유지하는 MBC드라마 "누나"를 보면서 그 짧은 순간에 엄청난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는 미디어의 위력을 세삼 느낀다. 드라마 작가는 참 똑똑하다. 이 드라마가 일본에 싼값--시청률이 미미하니까--에 수출된다면 그 어떤 정치적 메시지보다 강하게 역사의 아픔을 표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시청자들도 그 잠깐동안의 한 씬에서 나처럼 감동했을 것이다.
われらは皇?臣民だ。。(와레라와 코우코꾸신민다..)
갑자기 나온 이 일본말은 극중 치매증세를 앓는 할아버지로 나온 오현경이 잠자리를 바꾼 탓에 불안감에 잠을 못 자고 벌떡 일어나 정자세로 외우는 내용이다. 일제시대때 학교 수업에 앞서 "나는 황국신민이다. 충성으로써 국국에 보답하련다...."를 강제로 외워야 했던 것을 일깨우는 장면이다. 치매노인을 계속 모셔온 오빠(박근형 분)집에서 이제 자신이 아버지를 보살피겠다며 아버지를 모시고 온 양희경-강남길 부부 집에서 한 밤 중에 일어난 씬인데...단지 치매환자가족의 어려움만을 담았다면 "진부한 설정"으로 넘겨 버릴 부분인데 툭 튀어나온 저 대사 때문에...감동을 더하게 한다.
저 드라마 제작 장소가 가깝다면 피자 열판(30명은 먹겠지 설마^^)이라도 보내고 싶은 맘이다.(다행이다. 가깝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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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5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