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중간고사 기간이다. 오늘 시험은 주관식이다. 내 강의는 그동안 원가회계 과목을 가르쳤기에 계산기를 두드려 "답"이 나와야 하는 문제를 출제했었는데, 이번 학기는 순전히 말로 하는 시간이라 문제도 주관식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생들이 공부하기에 버거운 분량 속에 허덕일 것이 염려스러워 미리 메일로 나올 문제 유형을 알려주기까지 했다. 그런데...정말로 공부를 안 하는 것인지, 의욕이 없는 것인지...문제를 가르쳐줬는데도 답을 제대로 쓴 사람이 많지 않다. 힌트 메일까지 열어보지 않은 학생--웹메일의 수신확인기능을 통해 알 수 있다--이 제대로 답을 쓸 수는 없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를 지우고 자기가 아는 문제를 대신 써도 20점 중 15점을 주겠다고 했는데도 안 쓴다. 제발 백지를 내지 말고 아무 말이라도 대신 써야 점수를 줄 수 있다고 '친절하게' 대응해도 백지 비스무리한 답을 겨우 한 줄 써내는 학생들. '이번 주일 결혼합니다'라고 청첩장을 대신해 쓰는 것은 애교라고도 볼 수 있으나 가르친 것이 어떤 열매를 맺지 못하고 사장되는 과정이 되풀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맘에 들지 않는다. 좀더 학업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을 만나고 싶다. 이심전심으로 가르치는 재미가 배가 되는 제자들이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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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3 중간고사 시험 감독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