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전부터 기아대책기구를 통해 르완다 아이 2명을 추가해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 해오던 케냐 소년에 비해 관심이 덜했나봅니다. 2명 다 여자아이인 줄 알고만 있었고, 후원금은 자동이체되고 있기에 어린이날이 낀 5월이나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즘에야 카드나 선물대금을 보내며 짧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제가 거의 손으로 쓰는 편지를 보내지 않기에--받은 이는 행복한 줄 알아야 하는데^^ 우리 조카들은 삼촌의 사랑을 모르나봐요^^-- 카드에 사진을 넣고 짧은 메시지를 넣는 작업을 아주 고민하다가 완성해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내가 후원하는 아이들의 편지와 그들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받아 파일에 넣어두고는 있었는데 이번에 꼼꼼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와우..한 명은 남자아이었습니다. 르완다 소년과 소녀 한 명씩을 후원하고 있었던 거죠. 아직 배우는 어린이들이라 사실 편지 내용은 그리 볼 만한 게 아닙니다. 게다가 케냐르완다어로 쓴 아이의 원문 아래에 스탭이 영어로 번역한 것이라 대충 읽은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거의 1년전에 쓴 편지에 이런 표현이 있네요. I wonder why you do not write me anymore. (저는 왜 당신이 더 이상 저에게 편지를 쓰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마구 찔리더군요. 이역만리 떨어진 후원자에게 정성스레 쓴 편지를 저는 그냥 무심코 읽고 넘겨 버렸던 겁니다. 갑자기 입장을 바꿔 생각해봤습니다. 만일 내가 그 소년이었다면...
어려운 처지에 학업을 도와주고 공부할 필기구나 자재를 조달해주는 후원자가 아무 연락도 없다면..물론 저는 직접적으로 그를 돕는 것이 아니고 국제기아대책기구를 통하고 있지만, 제가 하는 일이 그냥 '있는 돈'을 보내주는 행위로 그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부끄러웠습니다.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제작한 카드에 사진을 넣을 공간이 있습니다. 이 사진을 담았는데,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도시의 모습을 함께.
그들에게는 이것이 꿈이 될 수도 있겠죠. 주위에 보이는 것은 숲이고 농사만 하고 지내야 하는 그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이 만사는 아니지만 나와 연결되어서 꿈을 키울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그들과 연결된 의미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꼭 카드 말고 편지를 쓰겠다는 다짐을 영문으로 함께 담은 크리스마스 인사를 했습니다. 성경 읽는 것이 재밌다고 하니 감사하네요.
참..아브디(케냐소년)는 이제 만 19이 되어 후원명단에서 빠지고 새로 케냐소녀를 소개받았습니다. 오늘 Anna라는 조카와 동갑 나이의 소녀에게서 영어로 쓴 편지를 받았습니다. Thank you for sponsoring me. Your sponsored child, Anna. 나의 작은 돈이 힘이 되는 게 여간 쑥스럽지 않지만, 꾸준히 돈만 보내주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한 차원 더 높은 '친구'가 되어주어야겠다고 새삼 다짐합니다.
I promise you, my lovely friends--Gasana Eric, Mukanyadwi Epiphanie and Anna Wambii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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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