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중3시절은 인생에 참 귀한 시기였다. 학창시절의 추억 하면 사실 중3시절이 가장 그립다. 자발적으로 여름방학 내내 맘에 맞는 친구들과 같이 학교에 등교해 텅빈 교실에서 공부하던 시간이며 대유행했던 아폴로눈병에 걸려 고생했던 시절이며...
그 가운데 가장 떠오르는 일은 남성틱한 매력으로 우리를 휘어잡던 여자 수학선생님과의 만남이다. 수학의 바닥을 기던 분이었지만 여고시절 수학 정석을 몇바퀴 돌며 공부한 탓에 수학의 도사가 되셔서 수학선생님이 되셨다는 고백에 우리 멤버 몇몇은 수학선생님의 골수팬이 되었다. 그래서 서로 어려운 문제를 공부해와 못 풀면 교무실로 문제 들고 가서 물어보는 일이 기다려지던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가까운 2송도 미니아파트에 사셨다. 늘 걷던 산책로에서 빗겨간 곳이지만 선생님이 어디 사시는지 정확히 모르면서도 일부러 그 동네 길을 지나가며 우연히라도 선생님을 뵙지는 않을까 가슴 졸이던 기억이 난다^^
맘에 드는 선생님을 만나면 그 과목은 따논 당상이다. (이건 모든 선생님이 귀담아 들어야 하는 진리다)
오가며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갑자기 떠오르는 옛 추억과 노래가 아직 매서운 칼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날씨 속에도 봄의 전령사인양 나를 혼미케 한다.
봄이다. 다시 오는 봄이다.
바빠서 숨도 제대로 못 쉬겠구만 그래도 다행이다.
바쁘지라도 않았다면 이 봄에 병나서 맘 고생하지 않았을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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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1 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