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임에는 틀림없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 나이 먹는 것이다.
오늘 예전에 한 일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업무상 필요한 서류를 정리하는 것인데 예전에 해 놓은 게 아무래도 제대로 정리가 안 된 느낌이 들어서다. 3년에 걸쳐 매년 한 일이라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얼마 후 거래처를 방문해서 꺼내 볼 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기억력. 내가 분명히 작성한 서류인데 왜 저렇게 썼는지 또 왜 보충설명을 해두지 않았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결국 원시자료에서부터 시작해 내가 한 작업을 추론해가기 시작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두한다. (내가 하는 일이 원래 그렇다. 숫자에 매달려 숫자가 딱딱 떨어져야 하고 그 숫자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서..) 결국 이유를 알았고 좀더 세심하게 정리를 했다. 원래부터 이렇게 해 두었으면 두 번 손 가는 일이 없었을텐데...
갑자기 나이 타령을 한 것이 이 이유에서다. 나이는 속일 수 없다는 것. 한참 때는 왜 사람들이 메모지나 수첩을 들고 다니며 기록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좀 IQ가 떨어지는 사람들이라고 "속으로" 굽어보기까지 했는데....(^^) 나이를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 오늘은 조금 우울한 날임에 틀림없어도(^^) 여전히 내가 "뭐든 할 줄 아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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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1 나이가 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