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egory

  참벗사랑(2008-11-06 09:29:38, Hit : 1457, Vote : 106) 
 침대와 책 (정혜윤/웅진지식하우스) 2008.11.06.

"옛 친구를 만났을 때, 학창 시절의 친구 집을 방문했을 때, 그것도 이제는 그가 존경받을 만한 고관대작, 혹은 부유한 기업주의 몸이 되어 우리에게 손을 내밀기는 하나 이미 알아보려 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취할 때, 사랑하는 이가 배우와 인사할 때, 추수가 지난 후의 텅 빈 논과 밭, 술에 취한 여인의 모습, 가난한 노파의 눈물, 거만한 인간, 회색의 빛깔, 가을밭에서 보이는 연기, 산길에 흩어져 있는 비둘기의 깃,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어릿광대,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휴가의 마지막 날, 사무실에서 때 묻은 서류를 뒤적이는 처녀의 가느다란 손, 굶주린 어린아이의 모습, 무성한 나뭇가지 위로 내려앉는 하얀 눈송이, 이 모든 것 또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안톤 슈낙의 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의 인용구를 발견한 책이다.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는 책을 읽고 저자가 궁금해져 작년 이 맘 때 초판 발행된 이 책을 주문했고 읽었다.
책의 부제는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라고 써서 출판사의 마케팅 의도를 간파하지만
책은 썩 그에 부합하지는 않는다.
수필은 감성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독자가 그에 동감하고 일치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독서부족감을 심히 느끼게 하고 저자의 의도에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
저자는 책의 몇 군데서 자신이 왜 책에 빠졌는지를 설명한다.
저자가 표현하는 저 문장들이 다소 매력적이긴 해도 그를 인정해줄만한 수준의 독자를 만나지 않으면 이 책을 내고서도 그 공허함은 여전할 것 같다.
처음엔 부러움과 질시로 시작한 독서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그의 다독에의 부러움은 사라지고 드러나는 것은 그녀의 고독이다.
고독한 저자는 책을 읽는다. 책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장들을 만나며 즐거워한다.
그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것으로 나의 부족함을 대신하련다. 어차피 그렇게 많은 책을 읽을 수는 없고 또 읽을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472   [이 책은...] 비즈니스 인문학 (조승연/김영사) 2017.02.11.  참벗사랑 2017/02/11 334 48
471   [이 책은...]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가 (옌스코르센,크리스티아네트라이츠/와이즈베리) 2017.02.21.  참벗사랑 2017/02/21 335 47
470   [이 책은...] 어머니 수난사 (강준만/인물과사상사) 2009.08.12.  참벗사랑 2009/08/12 1308 105
469   [이 책은...] 거꾸로, 희망이다 (박원순 외/시사인북) 2009.08.05.  참벗사랑 2009/08/05 1387 106
468   [이 책은...] 권능 (전병욱/규장) 2009.08.04.  참벗사랑 2009/08/04 1187 82
467   [이 책은...] 종이 한 장으로 요약하는 기술 (아사다 스구루/시사일본어사) 2016.08.13.  참벗사랑 2016/08/13 368 31
466   [이 책은...] 불멸의 신성가족 (김두식/창비) 2009.07.02.  참벗사랑 2009/07/02 1182 86
465   [이 책은...]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하루키/민음사) 2017.04.13.  참벗사랑 2017/04/13 371 55
464   [이 책은...] 진중권의 이매진 (진중권/씨네21북스) 2009.06.22.  참벗사랑 2009/06/22 1214 83
463   [이 책은...] 난생처음한번공부하는 미술이야기5 (양정무/사회평론) 2019.05.09.  참벗사랑 2019/05/09 327 32
  [이 책은...] 침대와 책 (정혜윤/웅진지식하우스) 2008.11.06.  참벗사랑 2008/11/06 1457 106
461   [TV에 대해] N을 위하여  참벗사랑 2018/09/25 298 42
460   [이 책은...] 꼭 한번 가고 싶은 이스라엘 (김종철/베드로서원) 2008.10.25.  참벗사랑 2008/10/25 1499 82
459   [이 책은...]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정혜윤/푸른숲) 2008.10.18.  참벗사랑 2008/10/18 1365 100
458   [이 책은...] 지식 e 3 (EBS지식채널e/북하우스) 2008.10.08.  참벗사랑 2008/10/08 2084 82
457   [이 책은...] 재미있는 수학여행1...수의 세계 (김용운,김용국/김영사) 2008.10.07.  참벗사랑 2008/10/07 1588 87
456   [이 책은...]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수업 1 (민은기/사회평론) 2019.06.22.  참벗사랑 2019/06/22 207 21
455   [이 책은...] 매스커레이드호텔 (히가시노게이고/현대문학) 2019.07.04.  참벗사랑 2019/07/04 203 23
454   [이 책은...] 로드 the road (코맥 매카시/문학동네) 2008.09.18.  참벗사랑 2008/09/18 1527 75
453   [이 책은...] 시시콜콜 사이언스북 (믹 오헤어 엮음/이마고) 2008.09.13.  참벗사랑 2008/09/13 1258 102
452   [이 책은...] 설득의 심리학2 (로버트치알디니 외/21세기북스) 2008.09.10.  참벗사랑 2008/09/10 1550 84
451   [이 책은...] 고우영 일지매 (고우영/애니북스) 2008.09.08.  참벗사랑 2008/09/10 1412 91
450   [이 책은...] 사기의 인간경영법 (김영수/김영사) 2008.09.04.  참벗사랑 2008/09/04 1456 75
449   [이 책은...] 명화와 함께 읽는 탈무드 (마빈토케이어/풀잎문학) 2008.09.03.  참벗사랑 2008/09/03 1411 105
448   [이 책은...]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리더스북) 2008.08.25.  참벗사랑 2008/08/25 1352 96
447   [이 책은...]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 (정진홍/21세기북스) 2008.08.21.  참벗사랑 2008/08/21 1437 91
446   [이 책은...] 촌놈들의 제국주의 (우석훈/개마고원) 2008.08.18.  참벗사랑 2008/08/18 1450 96
445   [이 책은...] 우리 까페나 할까? (김영혁,김의식,임태병,장민호/디자인하우스) 2008.08.07.  참벗사랑 2008/08/07 1691 75
444   [이 책은...]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마강래/개마고원) 2019.07.08.  참벗사랑 2019/07/08 214 23
443   [이 책은...] 습관의 문법 (강준만/인물과사상사) 2019.07.16.  참벗사랑 2019/07/16 203 20
442   [이 책은...] 또 파? 눈먼 돈, 대한민국 예산 (정광모/시대의창) 2008.07.31.  참벗사랑 2008/07/31 1568 87
441   [이 책은...] 젊음의 탄생 (이어령/생각의나무) 2008.07.30.  참벗사랑 2008/07/30 1561 82
440   [이 책은...] 더 파더 1,2 (안데슈루슬룬드,스테판툰베리/시공사) 2019.07.20.  참벗사랑 2019/07/20 200 21
439   [이 책은...] 성찰하는 진보 (조국/지성사) 20008.07.19.  참벗사랑 2008/07/19 1489 80
438   [TV에 대해] 일본드라마 "체인지" 종영  참벗사랑 2008/07/18 1393 100
437   [이 책은...] 집중력 (전병욱/규장) 2008.07.12.  참벗사랑 2008/07/12 1364 92
436   [TV에 대해] 체인지  참벗사랑 2008/07/08 1380 94
435   [이 책은...] 세계단편소설 35 (헤밍웨이 외/리베르) 2008.07.07.  참벗사랑 2008/07/07 1461 101
434   [이 책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올리나 1,2 (헤밍웨이/민음사) 2019.08.09.  참벗사랑 2019/08/09 222 18
433   [이 책은...] 수호지 (시내암 원작/동해출판) 2008.07.04.  참벗사랑 2008/07/04 1480 97

[이전 5개] [1]..[11][12][13][14] 15 ..[26] [다음 5개]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