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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벗사랑(2013-09-29 02:37:26, Hit : 733, Vote : 33) 
 미생 1~9 (윤태호/위즈덤하우스) 2013.09.28.

미생을 단행본으로 접한 게 벌써 1년이 흘렀다. 웹툰으로는 계속 연재되고 있었지만, 단행본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읽다보니 마지막 9권이 나오기 전까지 감상평을 적어야 할 지 망설여졌다. 식객처럼 한권 한권이 주제를 달리한다면 각각의 감상평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 책은 계속 이어지는 까닭에 언제 감상평을 남길 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리고 9권의 제목처럼 '종국'으로 치닫은 마지막권을 만나고서야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웸툰으로 읽을 때 나타나지 않았던 바둑 실전기--네이핑 9단과 조훈현 9단의 세기의 대결--에 대한 해설이 덧붙여져서 정말 제목처럼 '미생'의 의미가 확실해진 느낌이 든다.
많은 독자들이 감탄하고 공감했듯이 조직사회에서 살아가며 겪는 직장인의 애환이 이처럼 멋진 작품으로 표현되어짐에 놀랐다. 바둑에서는 두 집이상의 형태를 갖추어야 비로소 '살았다'고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 즉 겨우 한 집이거나 한 집도 못 갖춘 상태를 '미생'이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었다.
작년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이 웹툰을 소개했더니 무척 공감한 학생이 있었다. 사회를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에겐 현실적이지 못했을텐데 사회를 겪은 복학생으로서는 유달리 다가온 느낌이었다.
종합상사라는 특이함이 있어서 이런 구성이 나오지 않았냐고 반문할 이도 있겠지만 조직이란 형태를 띈 어떤 사회에서도 이 책에서와 같은 유사 상황이, 또한 유사 인물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사회초년병이나 예비취업생들에게 권하는 것이다. 너희들이 접할 사회가 이렇다는 것을 현장감있게 느끼게 해줄 교과서와 같기 때문이다.
극적 긴장감을 위해 사내 연애를 다루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 작품을 영화 혹은 드라마화할 감독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도 이 책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9권을 한 번에 읽는다고 해도 거의 9시간을 투자해야 할 분량이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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