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5 25년전에 쓴 글을 보고

아침에 옛 기록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건데, 페북에도 남겨야 또 하나의 기록이 될 것 같아서^^

기숙사 관형재의 추억을 가진 이들에겐 오래 전 기억을 되살려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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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 28일 잊지못할 기숙사 에피소드 하나

대학시절 생활한 기숙사는 일반기숙사가 아니라 고시준비하는 학생들의 숙소였다. 5~6명이 함께 거주하는 침실과 공부방이 분리된 곳인데 각방은 신입생부터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매학기마다 방배치를 새로 했다. (내가 조교가 된 이후에는 이것 짜는데 여간 고생한 게 아니다^^)1학년 2학기에 새로운 방으로 배치를 받았는데 난 단짝 동기랑 3침실에 배정되었다. (우리 층에는 복도를 마주하고 각 5개의 방이 있었는데 하나는 조교실이고 또하나는 세미나실 그리고 나머지가 숙소였다). 거기엔 2차시험을 친 4학년선배 방장이 있었는데 그 학기에 합격이 되어 겨울방학 동안 실습나가는 선배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2학년이 되었을 때는 소폭의 이동으로 새로 방원이 충원되었는데 가장 유망했던 4학년 선배가 우리 방의 방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기대에 부응하여 또 합격했다. 갑자기 우리 방이 귀한 방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근데 여기서 진우는 기발한 생각을 했다.조교가 방원 구성을 하기 전에 우리 방원을 우리가 구하자는 생각에 동기랑 둘이서 "공고"를 낸다. 일명 "Wanted"--차기 방장을 구합니다. 2년 연속 합격의 영광을 누린 3침실의 방장으로 들어오실 3학년 선배를 구합니다.

이 공고문에 기숙사 사람들이 다들 웃고 재미나했다. 당시 예비 4학년들은 예비역과 현역이 반반 쯤 있는 막강한 세력이었는데, 기숙사 반장 선거에 현역대표로 나가서 "예비역의 시대가 거(去)하고 현역의 시대가 래(來)하도다"고 입후보연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던 선배가 우리 방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음 해 수석으로 합격했다. (와우! 그 해에는 1차시험이 어려워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진 선배들이 너무 많아 속상한 해였고 우리 학교출신 중에서 3명만이 합격했을 정도였다.)

3년 연속 합격한 방이란 전통이 이제 굳어져 조교가 함부로 방을 바꾸지 않을 만큼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근데 두번째 방장한 선배가 당시 조교였다^^) 그리고 우리 방에 서로 들어오려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생겼다.(^^)

4학년이 되기 전 우리 방에서는 누가 방장을 할 것인지 투표를 했다. 6명 중 4학년이 되는 사람은 나와 나의 단짝 동기 한 명이 더 있었는데 방원은 나를 선택했다. 그리고 난 그 해에 합격을 했다. 우리 방에 들어온 2명의 선배랑 함께. 우리 학교 7명의 합격생 중 3명을 배출한 방의 전통은 계속된다^^. (우리 방은 나와 나의 동기 그리고 기숙사반장출신 선배가 기숙사인근의 홍익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물론 당시에는 선데이크리스챤이었지만^^) ^

다음 방장을 선택해야 할 시점에 당시 조교(우리방 출신 수석합격자)는 고시반입반시험을 치고 들어온 학생 중 최고 성적을 받은 학생을 우리 방에 배정했다. (제 프로필 사진에 있던 3침실 방장) 나만큼이나 "뜨거운" 신자였던 이 친구도 다음 해에 합격한다.

내가 조교실로 방을 옮긴 이후 5년연속방장합격의 신화는 끝이 났고, 우리 방의 라이벌(?)이었던 건너방 7침실의 후배에게 조교자리를 물려주게 되었지만, 기숙사 3침실은 정말로 재미있던 기억이 가득한 곳이었다. 졸업후 기숙사는 많이 변했다. 예전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니고 좀더 사무적인 공간이 되어갔다. 그래서 졸업후에도 가끔 상경하면 찾던 곳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의 기억 속에는 잊을 수 없는 여전히 아름다운 장소다.

2000년이 역사 저편으로 넘어 가는 이 때 나와 동거동락했던 3침실 멤버들이 마구마구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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