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작품.
연초에도 이 작품에 대한 소개를 많이 접했다. 상을 받기 전에는 관심이 가는 영화였는데, 실제로 작품상까지 받은 걸 보니 장애인이 등장하는 성공스토리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뻔한 공식이 연상되어서 막상 보고 싶은 의지가 꺾였다. 그래서 개봉관은 외면했고, 케이블에서 할 때도 그냥 지나쳤었다.
오늘 채널 돌리다가 막 시작하는 장면을 만났다. 그냥 거기서 멈췄다. 그리고 죽 주행.
부모님이 농아인이고 오빠도 농아인인데 기적적인건지 소녀는 멀쩡하다.
어업을 해서 벌어먹고 사는 그 가족은 어린 소녀가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자기가 없으면 가족들이 힘들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깨달은 소녀는 자기를 주장하지 못하고 그렇게 사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학교에서 가족을 놀리는 소리를 접하면 위축되고 원망하고 분을 풀 수 없어진다.
가족은 마냥 소녀를 이용하는 악인이 아니다. 그녀를 필요로하지만 그녀가 세상으로 나가길 응원하는 오빠도 있고, 가족의 기둥이 되어버렸지만 소녀가 청중을 감동시키는 소리를 가진 것을 알게 된 아빠는 갈등할 수밖에 없다.
이건 장애인 가족이 겪는 매일매일의 삶의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장애의 정도가 다르고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잇지만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다. 감독은 그것을 영상화했다. 12세관람가이지만 이 가족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려면 15세관람가도 조금 아슬아슬한 부분이 있는데도 잃는 것보단 당연히 얻는 것이 많은 영화라는 평가에 손을 들어주겠다. 112분의 투자가 아깝지 않을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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