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출강하고 있는 학교에서 새학기 커리큘럼 재편성을 위한 교수회의가 있었다.
첫 강의를 해본 경험만으로 2년제 대학 전과정의 커리큘럼을 짜는데 말할 자격이 있나 싶지만
아무리 봐도 문제투성이인 교과목구성을 바꿔야겠다는 학과장의 심정에는 동감 동감.
문제는
실제적인 수업이 가능한 3학기 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야 한다는 부담이겠다.
이 과를 졸업한 학생이 어떤 실력을 갖추고
과연 취업을 받아들일 업체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갖출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목표이겠는데
너무 많이 담으니 담기지 않고 학생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게 아닌가하는 반성에서 출발한 토론이었다.
그러나 의견은 항상 갈리는 법.
중상위학생을 위주로 할 건지
그래도 명색이 학과를 졸업한 학생에게 취업할 자격을 갖추도록 끌고가야하지 않는가 하는 부분에서의 견해차이.
건설적인 토론에 동참해서 재밌었다.
갑자기 나를 돌아본다.
나는
오늘의 나를 만들기 위해
어떤 인생의 커리큘럼을 편성해서 배워왔는지...
아직도 접해보지 못한 학문과 지식에 발을 뻗고 싶지는 않고 그럴 여력도 없다.
문제는 커리큘럼이 아니라
인생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진지한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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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