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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석탄일에 구덕체육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우리 교회가 소속된 평양노회 부산시찰회 산하 교회들이 모여 운동회를 가진 것이다.
10년전 평양노회 청년회에서 연합운동회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어린이부터 70대어르신까지 모이는 이런 행사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퍽 어려운 일이기에 사실 참여하기전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 한 교회 식구들만으로 이런 행사를 치르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는 경험해본 바 잘 알고 있기에 잘 모르는 단체끼리 어떻게 그 시간동안 조화롭게 꾸려나갈 것인가가 여간 걱정이 아니었다.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체육관이란 장점이 있음에도 사회자가 전 참석자를 통솔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행사준비자들이 짜낸 프로그램은 참 아기자기하고 좋았음에도 한정된 시간에 몽땅 다 하려고 하다보니 시선의 분산과 시간 지체 등의 역효과는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사고 없이 재미나게 그 시간들을 보내었다는 고백을 한다.
짜임새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한 종목씩 참여하는 맛도 경험하고 비록 나처럼 관전만 하는 이도 지루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나름대로 교회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나누는 시간도 좋았다.
아래는 선수급의 강스파이크장면 찍느라 수고했던(^^) 9인제 배구경기와 첫 주자가 넘어졌으나 역전에 성공하여 온 관중을 열광케 했던 200미터 계주장면.
 
다만 난 10년후의 기독교 교회들의 모습이 참 걱정스럽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었다. 그것은 아래와 같은 사진 속에 표현된다. 왼쪽은
: 해운대 우이동교회의 미시족 치어리더들이고 오른쪽은 양정교회 미시족 치어리더들이다. (우이동교회 치어리더들은 국민동요가 된 일요일밤의 "올챙이 한마리" 댄스를 선보이더니 급기야 에어로빅시범까지 보여서 농담삼아 우리 교회 모집사는 다음주부터 우리 교회에 안 오면 우이동교회로 옮긴 것으로 알라고(^^) 했을 정도다.)
 
이 현상은 두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청년들 못지 않은 열정을 가진 젊은 30대가 예전과 달리 활발하게 행동한다는 점으로, 또 하나는 이런 일을 청년들이 감당했었는데 그런 청년이 없다(적다)는 점으로. 이거 웃어넘기기에는 좀 심각한 거 아닐까? 10년전에 청년들이 맡았던 이 역할을 10년후에도 그 청년들이 맡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해도 동일한 분석이 가능하다. 청년의 열정을 잃지 않은 30대의 열심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그런 열정을 뒤이을 청년이 없던가 아니면 키우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해석말이다.
게임에 참여도 하기 싫고 보는 것도 지겨워하는 우리 10대 꼬맹이들은 중간에 가고 말았다. 전 연령이 참여하는 행사는 한계가 있다. 모두를 배려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름대로 시선을 끌고 흥미를 돋구는 프로그램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아래는 나이드신 분들을 배려한 게임이다. 소외되기 쉬운 계층을 끌어안은 수고는 가상하지만 관중석에서 플로어로 오르내리고 또 기다리게 하는 수고가 좀 안스러웠다.
 
아래는 양정교회 어우동댄스팀(?^^)이다. 역시 큰 교회에는 활기차게 재미나게 일하는 그룹들이 존재한다.
 
총평을 하자면, 내게는 퍽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경험하지 못한 공동체의식을 또 느낄 수 있다. 또한 다른 교회는 어떻게 하고 있나를 확인하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
시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이번 행사를 통해서도 느꼈다. 그 하나만으로도 값을 하고도 남은 시간투자였다. 나에겐.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6-22 12:02) | 
2004/05/26 구덕체육관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