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1학년.
같은 성경공부조원이었던 이대생 여자애에게 관심이 퍽 갔었다.
(당시에는 신앙적 열심보다는 종교적 열심이 강했던 시절)
용기를 내어 데이트신청을 하고 기다렸다.
30분.
1시간.
1시간 반.
그 기다림의 지루함 속에서 느꼈던 좌절감은 지나온 시절 속에 나를 키운 한 가지 교훈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나를 위해 살지 않고 남을 위해 살겠다고 생각하고 약속한 날.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읍.
하지만 그 전과 달라진 것은
더 많이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미 지켜지지 않을 약속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둘 정도의 여유를 가진 사람이기에 실망의 폭도 크지 않다는 점.
좌절의 큰 경험을 한 후배를 만났다.
동일한 경험 속에 같은 아픔을 공유하였기에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는 그, 나는 나일 수 밖에 없다.
좌절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도전하지 않는다.
어릴 때 불에 데인 적이 있는 사람이 불을 가까이 하지 않는 심리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궈서야 말이 안 되고
아름다운 나비를 만나기 위해서는 귀찮은 벌레 몇 마리는 견뎌야 하듯이
도전은 쉬지 않아야 한다.
비록 오늘 실망하더라도
그 실망이 더 큰 영광에 비교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1시간반의 기다림을 경험해본 사람은--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무지무지하게 기다리더만은^^--기다림의 미학(^^)까지 즐길 줄 안다.
새 날이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새 날이 되기를....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6-22 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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