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예배를 드리기 전화벨이 울린다.
외부표시창에 나온 송신자의 이름은 옛친구.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인데 웬일인가 했다.
"진우야,...XX가 죽었단다."
무슨 소린가.
친구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어젯밤에 갑자기 죽었다고. 지금 XX의료원 영안실에 있다고.
연락할 수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거는데 연결이 안 된다.
예배를 드리고 나서 회계일이 오래걸렸다. 오늘 따라 돈이 안 맞아 두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버지 병원을 들른 후 영안실로 갔다.
빈소에 문상객을 맞는 친동생은 말문을 잇지 못한다.
"어제밤에 지하철역에서 사고로....가족들도 놀라서 당황스럽고..."
몇년만에 만난 친구들.
모두 할 말이 없다.
왜?
모두들 그 친구에게 진 빚 때문이다.
그것을 빚이라고 여긴 것은
그 친구가 이렇게 갑작스레 세상을 떴기 때문이다.
친구도 많지 않은 그의 빈소에
몇 명 되지 않은 친구들이 모였다.
소주잔을 기울이는 친구들 옆에서 좀 전까지 있다가
먼저 나와야 하는 미안함이 자리한다.
나도 미안함을 금할 수 없다.
작년 결혼식에 참가 못 해 그 며칠 후 서면 이바돔감자탕에서 만나 미안함을 표하고 대면했던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지금 정리가 안 된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부산지하철사고"
없다.
뉴스에 났다고 하는데..
연합뉴스를 뒤졌다.
사건종합
"15일 오후 9시30분께 부산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김모씨가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2306호 전동차 앞으로 뛰어들어 숨졌다."
자살?
술에 많이 취한 상태에서 계단을 내려오다 실족했다고 목격자가 진술했다는데 이 단신은 뭐지?
30분후에 집에 도착하겠다고 전화까지 했었다는데..
몇달전에 마지막으로 전화받았던 기억이 난다.
같이 밥이라도 먹었다면 덜 미안했을지도 모르는데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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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