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아침 운동길--산책이라고 하자. 여유있는 걸음걸이가 아니라 어울리지는 않지만^^--에 점점 익숙해지자 조금 더 걸어가고 싶어졌다. 우리 집에서 가던 거리는 약 1,100미터인데, 지금은 75광장이라 명명된 곳(목장원 앞 전망 좋은 곳)까지는 약 2km다. (파란닷컴의 지도서비스를 이용하면 거리측정이 가능하다^^)
왕복 4km를 걸으면 아침햇살이 등을 잔뜩 내리쬘 때쯤에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체력이 비축된 탓도 있지만, 뭔가 내 눈을 끄는 무엇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늘 가던 거리까지는 민가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사람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다. 나 말고도 영도 주민 상당수가 그쪽으로 아침운동하며 걸어갔다. 사춘기였으니 이쁜 여학생들이 아침에 운동하러 가는 모습도 눈에 안 띄였을 리 없다(^^)
당시 나는 야구를 참 좋아했다. 특히 부산고등학교가 전국제패를 한 이후 야구중계를 할 경우 빠뜨리지 않고 봤을 정도다. 그런데 실제로 던지는 모습은 잘 못 봤기에 아침 운동 중에 차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공던지기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그 장면을 보기 위해 힘을 냈던 기억이 난다. 나란히 7,8 팀의 배터리--야구에서 투수와 포수를 배터리라고 부른다--가 공을 던지는 장면은 당시로서는 장관이다. 물론 차가 지금처럼 자주 지나가지 않아서 가능했겠지만 말이다.
뭔가 단조롭고 지루한 일을 할 때에는
어떤 재미난 뭔가를 목표 삼는 것도 그 터널을 지날 수 있는 지혜다.
오늘 삶이 지루했나?
내일은 다르게 목표를 하나 세워보자.
분명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으리라.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7-01-01 1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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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1 산책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