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고민하던 친구가 상담을 해온다. 주변 사람들은 당장 이혼하라고 하는데 나는 반대쪽으로 주장을 했다. 친구의 말을 들으면 동조해주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그런 결정이후의 계획도 없이 무작정 감정대로 하면 곤란하기에 듣기 싫은 얘기를 해주었다.
오늘 전화가 와서 하는 말.
"네가 말하는 쪽으로 될 것 같다.."
내가 그 입장이라면 아마 이혼은 아니더라도 다시 회복하기 힘들지 모르겠다.
결혼은 신뢰가 전제되는데 신뢰를 잃어 버리면 부부생활이 정상이 될 수 있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은 회복되기 힘들어도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 결혼생활이 아닐까 싶다.
친구로서 내 역할이 좋았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것이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자신의 주변에 자신의 편만 되어주는 사람뿐이면 불행하다는 점.
내가 악역을 했기에 친구가 좀더 고민하지 않았을까?
아버지는 그러셨다.
나를 칭찬하는 자는 나의 적이요, 나를 비판하는 자는 나의 스승이라고.
내 편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인간은 불안전한 존재고, 나를 컨트롤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p.s. 아쉽게도 친구의 아내는 집을 나갔고 곧이어 이혼소송장을 보내왔다. 친구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을 당했다. 부부간의 일을 제3자가 어떻게 알 수 있겠나? 하지만 친구 편에 설 수밖에 없는 나로선 불쌍하게 볼 수밖에 없다. 이혼을 순순히 해주기엔 너무 괘씸하고 그렇다고 송사에 휘말리는 친구가 더 괴로울 것 같기도 하고...여자..믿을 수 없는 존재인가?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7-01-01 1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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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2 나의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