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터넷뉴스에 돌더니 드디어 지상파 아침방송뉴스에 나왔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한 초등학교의 영양사가 학생들의 편식습관을 고치고자 반찬을 남기는 학생들이 국에 반찬을 넣고 버리려는 것을 제지하고 그대로 먹게 하였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은 당근 싫어할테고 그 장면을 폰카로 찍은 학생이 인터넷에 게시하고 결국 그 영양사는 다른 학교로 전보발령을 내렸고 그 조치가 미흡하다고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징계수위를 높이라고 요구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여기서 잠깐, 운전자와 보행자의 입장을 생각해보자. 급한 일로 운전해 가야 하는 상황에서 횡단보도 신호등은 무척 길게 느껴진다. 반대로 급한 용무차 길을 건너야 하는
보행자로서는 길건너편의 빨간 신호등이 원망스럽기만하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감탄하며 본 일본드라마 "여왕의 교실"(가을쯤 MBC드라마넷에서 방영한다고 한다)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다.
급식 시간. 배식을 맡은 주번이 그날의 주요리인 카레라이스를 실수로 다 쏟고만다. 경험상 이런 경우 다시 급식을 보충하러 갔던 예전학년에서처럼 나가려는 학생을 문제의 "여왕"은 제지시킨다.
일단 남은 음식을 담임인 자기와 성적순으로 배식하게 해 결국 못 먹는 학생이 생기도록 조치한다. 당연히 학생들은 주번에게 원망의 눈빛을 보내게 되고......연말이 되어 그 반은 잔반을 남기지 않고 아무도 편식하지 않은 반으로 선생님들로부터 칭찬을 받는다.
사람들은 자기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본다.
그래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
먼저 꺼낸 화두에서도 읽는 이의 상황과 나이 등을 고려하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두 번째 입장은 우리들이 얼마나 간사스러울 수 있나를 보여준다.
세 번째는 지난 해 여름 일본에서 방영되었을 때도 매회 사회적 논란이 되었을만큼 논쟁의 여지가 상당한 이슈다. 드라마 막바지에 일년간 그 "여왕"에 대항하며 순응과 반항을 배운 학생들은 감사의 고백을 한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는 싫으면서도 순응하는 부류, 반항하는 부류로 나뉜다.
우리 인생 속에 달콤한 결말만 있는 일이 있을까?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고, 뭘 입을까 고민할 것 없이 코디된 의상이 걸려 있고, 출근하는 길의 수십개의 신호등이 늘 파란 불이고 협소한 주차장에도 내가 도착할 때면 늘 주차하기 좋은 자리가 비어있고, 매번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어 수입이 늘거나 월급인상이 노력하지 않아도 이루어지고, 러시아워 퇴근길에도 내가 가는 길은 교통 정체가 전혀 없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늘 나를 칭찬만 하고, 영화가 보고 싶을 때는 언제나 시사회 초대권이 발송되어 오고....(계속 표현하다간 열받겠다^^)
과정은 생략된 행복의 결과만을 누리려는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 편식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때론 잔인한 선생님을 만나야 할 테고(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 악역을 맡아야 하고) 지금 당장을 보기보다는 가까운 미래를 보아야 한다.
예전에 친구들과 토론한 주제가 떠오른다. 지금 당장 친구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냥 모른 척 하는 것이 옳은가?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는 질문에 당황 아니 난감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좋다"거나 '아빠가 좋다'거나 하는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다.(물론 어떤 이는 그 답에 집착하곤 한다^^)
정답은 자신이 만들어간다. 때론 정곡을 찌르는 비수가 답이 되기도 하고 때론 가만히 어깨를 두드려주는 포근함이 답일 수 있다.
오늘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사는가?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5-01 22:39)
* 참벗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7-01-01 1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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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