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인물은 주인공 잭 바우어 역으로 등장하는 미국드라마 24시의 키퍼 서덜랜드다.
24부작*6시즌=144편을 몇주간에 걸쳐 보고 있다.
미국드라마매니아들이 추천하는 것을 참고해 시작했는데
매회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편성으로 한 회 한 회가 영화 한편 같은 느낌이다.
주인공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선한"이미지가 이 인물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주인공이기에 시청자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하고 스스로 주인공화하는 전략이 이 인물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의 갈등 속에서의 결단이 당연히 시청자들에게 동조를 받아야 할텐데 이 드라마는 그런 전략을 쓰지 않는다.
그에게 동조했다가도 엉뚱하게도 너무 잔인한 그를 보면서 그의 곁에 가장 가까운 인물들조차도 혀를 찬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이 그를 외면할 수 없다. 시즌이 거듭 될 수록 그에게 매료된다. 6년에 걸쳐 드라마를 본
미국 시청자들은 그렇게 느낄 수 없는 현상을 한꺼번에 보는 시청자들(미드폐인)에게서 찾게 되지 않을까.
그는 국가와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국가를 위해서 온 몸을 불사른다. 그런 점에서 여타 주인공들과
다르지 않다. 투항한 테러리스트를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으면 그에게 복수하려는 가장 친한 동료일찌라도 총을 쏘는 사람이다. 때론 국가보다 그의 가족(특히 딸)이 더 우선시된다. 어려서부터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을 교육받은 이 땅 백성들은 어리둥절하다. 그런데 시즌6에서는 국가를 배신하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친형을 직접 고문까지 한다.
도대체 이 작품의 작가들은 어떤 식으로 인물을 구성하고 만들어낼 것인지 상상을 불허한다.
공교롭게도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순간부터 아프카니스탄 인질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 시리즈에서는 매번 인질이 잡히고 협상은 실패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빠지지 않는다. 테러집단과는 타협이 없다는 미국의 원칙은 이 인기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주입된다. 미국에서 핵폭탄이 터지고, 신경가스가 누출되고,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그 때마다 대응하는 내용을 다룬 이 드라마는 은연 중에 미국민을 학습시킨다. 그것까지 계산한 작품이라면 놀랍기 그지 없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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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9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