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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벗사랑(2014-06-09 08:45:33, Hit : 515, Vote : 51) 
 한국인과 영어(강준만/인물과사상사) 2014.06.09.

강준만의 새책은 영어광풍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나라의 근현대사를 영어교육과 사회현상관점에서 조망한다. 조선말과 일제식민시대를 거쳐 미군점령기 그리고 이어지는 군사정권과 현재까지 상왕대접받고 있는 영어. 많은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영어공부에 매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 나라는 사대의 대상이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 바뀐 것 같은 착각을 갖게 한다.
영어공부 정규교육 12년을 해놓고도 미국인을 만나면 맥박이 빨라지고 땀이 흐르는 등 영어울렁증을 겪게 만드는 이 현상은 수년내에 제거될 것 같지는 않다.
그동안 줄곧 저자가 주장해온 학벌타파(드디어 강준만은 이 책에서 '학벌타파'가 아닌 '학벌완화'라고 자기 의견을 수정했지만)의 근저에도 영어교육에 대한 광풍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영어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바람에 사실 국가전체적으로 볼 때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저자가 전권을 쥔 독재자가 되어도 우리 나라 영어교육열풍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의 기득권을 누리는 세력이 너무 많아서이다.
따라서 그가 너그럽게 인정하자고 결론 내리는 것에 대해 비판하기도 수긍하기도 그렇다.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과연 우리 나라 정치인들 아니 선출된 교육감들이라도 영어교육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을까
물어보나 마나다.
영어를 잘해야 대접받고 인정받는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영어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기에 그런 자리에 올라간 이들 역시 영어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세상에 나옴과 동시에 잊혀질 책 중의 하나다.
굳이 나처럼 시간을 내서 읽지 않더라도 다 아는 사실이니 말이다.
다만, 지난 100년 간에 영어가 우리 나라에서 득세하는 과정에 대한 역사적 정보는 얻을 수 있다.
참 씁쓸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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